‘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 이어 2차 전지 시장에서도 일본을 앞지르고 세계를 제패하자.’
LG화학, 삼성SDI, SKC 등 국내 2차 전지업체가 대규모 설비 확대 등 공격적인 경영을 통해 세계시장 1위로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와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각 기업은 세계 2차 전지 시장에서의 한국산 제품 점유율을 올해 10%(추정)에서 2010년까지 40% 이상으로 높인다는 목표를 세우고 투자를 크게 늘리기로 했다. 현재는 일본이 점유율 80∼90%가량으로 독주하고 있다.
LG화학은 소니 등 일본 업체에 앞서 지난해 12월 노트북PC용 2200mAh 전지를 개발하는 등 국내에서 기술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업체. LG화학은 2200mAh 전지의 생산을 크게 늘리는 등 월 350만셀(2차 전지 단위)인 생산규모를 내년까지 700만셀, 2005년까지 1500만셀로 각각 늘릴 계획이다.
삼성SDI는 현재 월 720만셀인 생산규모를 2005년까지 월 2000만셀까지 늘려 세계 1위(시장 점유율 목표 25%)로 도약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놓았다. 올해 생산을 시작한 노트북PC용 2200mAh 전지와 고용량 박형(薄型) 각형(角型) 전지도 본격 양산할 예정.
올 4월 ‘차세대 2차 전지’인 리튬이온 폴리머의 본격 양산에 들어간 SKC는 월 25만셀인 생산규모를 내년까지 월 100만셀까지 늘릴 예정이다.
국내 기업들은 일본이 1위를 차지해온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서 ‘뒤집기’를 한 경험을 바탕으로 ‘일본 추월’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2차 전지를 차세대 주력산업으로 꼽는 것은 시장 규모가 빨리 크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내 업체들의 강점이 많기 때문.
업계는 아직 소니 등 일본 업체와의 기술력 격차가 크지만 ‘리튬이온 전지’ 기술이 성숙단계로 접어들었고 차세대 2차 전지인 ‘리튬이온 폴리머 전지’도 본격 개발되고 있어 일본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특히 전지제조 공정기술은 이미 일본을 앞지르기 시작했다고 분석한다.
▼2차전지
휴대전화 노트북PC, PDA 등 디지털 제품에 널리 사용되는 전지로 재충전해 쓸 수 있는 것이 특징. 매년 30% 이상 시장이 팽창해 올해 예상 시장규모는 131억달러로 D램 반도체(119억달러)보다 크다.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