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원기자
팬의 열기가 뜨겁다. 몸을 사리지 않는 선수들의 투지도 놀랍다. 월드컵이 몰고 온 프로축구 바람은 그칠 줄 모른다. 하지만 여전히 ‘옥의 티’가 있다. 바로 심판 판정 문제. 끊이지 않는 판정 시비와 매끄럽지 못한 경기 운영으로 지도자는 심판을 불신하고, 관중은 눈살을 찌푸린다.
“지도자들 사이에서는 특정 심판이 배정되면 승리하지 못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또 특정 팀과 상대를 하게되면 판정에 불이익을 받는다는 말도 있다. 프로축구에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지만 분명히 심판과 팀간에 좋건 싫건 감정적인 부분이 있다. 단순히 심판이 자질이 부족해서 오심을 하는 경우라면 감독들이 그라운드에서 거칠게 항의 하지도 않을 것이다. 단순한 실수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판정은 구별이 된다. 특히 눈에 뻔히 보이는데도 오심을 하는 경우도 많다. 피해의식이 생길 수밖에 없다. 심판진 스스로의 노력도 부족해보인다. 교육과 자체 징계 등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심판들이 특권 의식에 사로잡힌 듯한 것도 문제다.” 한 프로 감독의 말이다.
“심판 판정이 모두 잘됐다고 말할 수는 없다. 심판이 신이 아닌 이상 오심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모든 팀이 경기에서 지면 그것을 심판 탓으로 돌린다. 그것이 판정 시비의 발단이다. 구조적으로도 어려움이 있다. 프로축구연맹의 전임 심판은 28명이다. 이중 주심을 볼 수 있는 심판은 14명에 불과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같은 팀 경기에 특정 심판이 자주 배정되는 일이 잦다. 어떤 심판은 어떤 팀을 봐준다는 말은 이래서 나온 듯하다. 감독과 구단이 심판의 판정을 믿고 따라주기를 바란다. 심판들도 긍지를 가지고 자기 계발을 하고 있다. 또 팀의 제소가 없더라도 자체 판정 소위원회를 열어 경기 운영에서 실수를 한 심판은 스스로 징계를 주고 있다.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더라도 지도자들이 우선 심판을 따르는 태도가 필요하다.” 최길수 프로연맹 심판위원장은 이렇게 말한다.
지도자와 심판, 양쪽의 말이 모두 일리가 있어보였다. 무엇보다 ‘해결책’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그라운드는 여전히 판정 시비로 얼룩지고 있다. 월드컵을 치르면서 축구를 보는 눈도 한 수 높아졌고, 경기의 내용도 알차게 영글었다.
하지만 여전히 열기를 쫓아오지 못하는 이런 부분이 있어 팬들을 안타깝게하고있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