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벙커' 뮤어필드GL 13번홀(파3)은 올 대회를 위해 종전 159야드에서 191야드로 늘어났다. 그린의 폭이 좁아 티샷이 자칫하면 좌우에 포진한 깊고 좁은 벙커에 빠지기 십상이어서 ‘승부처’ 중 한 곳으로 꼽히고 있다. /사진제공 골프다이제스트
‘창조적인 코스매니지먼트가 우승의 관건.’
올 시즌 세 번째 메이저골프대회인 제131회 브리티시오픈(7월18∼21일) 개최지인 스코틀랜드 뮤어필드GL(골프링크스)에서 16일 연습라운드를 치른 출전선수들은 ‘위험한 굿샷’보다는 ‘생존을 위한 현명한 샷’에 골몰했다.
올해로 15번째 브리티시오픈이 열리는 뮤어필드는 전형적인 링크스코스(해변골프장).
파71에 총연장 7034야드로 긴 코스는 아니지만 깊은 벙커와 억센 러프, 변화무쌍한 바닷바람의 3요소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 때문에 87년과 92년 이 곳에서 두 차례나 브리티시오픈 정상에 오른 닉 팔도(영국)는 “선수들의 기량을 공정하게 테스트할 수 있는 코스”라고 평가했다.
선수들이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148개나 되는 깊고 좁은 벙커. 특히 생애 처음으로 뮤어필드에서 플레이하는 장타자 타이거 우즈(미국)는 연습라운드 내내 철저하게 벙커를 피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3개의 파5홀에서도 거의 드라이버를 잡지 않은 우즈는 주로 티샷한 볼이 얼마나 굴러가는지를 면밀히 살폈다. 런(볼이 낙하 후 굴러가는 거리)이 많은 코스 특성상 잘 치고도 어처구니없게 페어웨이 벙커에 빠지는 낭패를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우즈는 또 14번홀(파4·448야드)에서는 2번 아이언으로 낮게 깔리는 티샷(일명 스팅어샷)을 날린 뒤 3번 아이언으로 세컨드샷을 처리하는 코스공략을 테스트해 보기도 했다.
뮤어필드GL 코스제원(파71·총연장7034야드)홀파길이홀파길이144481044752435111438934378124381432131331915556014444864468154415731851631868444317554695508184449OUT363554IN353480
예년과 달리 올해 유난히 비가 잦았던 탓인지 무릎높이까지 자란 억센 러프는 일단 빠지면 무조건 1, 2타는 손해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악명 높은 ‘뮤어필드 러프’에 대한 일화는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66년대회 뮤어필드에서 우승을 거둔 잭 니클로스는 “연습라운드 때 어떤 선수는 러프에 빠진 볼을 찾으러 돌아다니기 위해 골프백을 내려놓았다. 얼마 후 그는 볼은 물론 자신의 골프백도 찾을 수 없었다. 웃지 마시라. 이것은 실화이다”라고 회상했다.
게다가 방향을 종잡을 수 없는 바닷바람이 대회기간 내내 불어댄다면 여간 골칫거리가 아니다. 특히 뮤어필드는 전반 9개홀과 후반 9개홀이 동심원처럼 배치돼 홀마다 바람의 방향이 바뀌는 것이 특징. 우즈는 연습라운딩 후 “샷을 할 때마다 서로 다른 방향에서 바람이 불어 확신을 가지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과연 우즈가 뮤어필드의 벙커와 러프, 강풍을 극복하며 그랜드슬램을 향한 세 번째 관문을 무사히 통과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영식기자 ysahn@donga.com
뮤어필드GL에서 개최된 브리티시오픈 역대우승자연도선수성적1892헤럴드 힐튼3051896해리 바든3161901제임스 브레이드3091906제임스 브레이드3001912에드워드 레이2951929월터 하겐2921935앨프리드 페리2831948헨리 코튼2941959게리 플레이어2841966잭 니클로스2821972리 트레비노2781980톰 왓슨2711987닉 팔도2791992닉 팔도2722002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