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기억하겠습니다. 영원히….’
2002한일월드컵 기간 중 한국의 저력을 전 세계에 보여줬던 길거리응원의 메카 서울 광화문 일대는 2일 오후 온 국민의 축제의 장으로 승화됐다.
서울 광화문 13만명, 코엑스 5만명, 강남역 5만명 등 이날 국민대축제에 참여한 23만여명의 서울시민들은 거스 히딩크 한국 대표팀 감독과 23명의 태극전사들의 카퍼레이드, 각종 축하공연 등에 아낌없는 환호의 박수갈채를 보냈다.
보아, 김수철, 베이비복스, 윤도현 등 인기가수들의 노래와 북춤, 깃발 퍼레이드 등 각종 공연이 다채롭게 펼쳐졌다.
캐나다에서 유학 중 여름방학기간을 맞아 지난주 귀국해 국민대축제에 참석한 김안젤라양(16)은 “외국인들이 한국축구를 칭찬하며 태극기를 액세서리로 들고 다닐 정도로 한국 축구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고 말했다.
월드컵 기간 중 외국인들을 위한 영어 자원봉사를 했다는 김희령씨(22·한국외국어대 2년)도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너무나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국민대축제에 모인 시민들은 ‘믿어요 홍명보’‘사랑해요 박지성’ 등 한국선수들의 이름이 적힌 플래카드를 흔들며 선수들을 뜨겁게 격려했다.
이날 오후 6시30분부터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몰에서 시작된 카퍼레이드는 밀려드는 인파를 뚫지 못해 선수들은 30분 만에 대표팀 버스로 갈아타고 시청 앞 광장으로 이동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카퍼레이드의 선두에 선 무대차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시민들의 환호에 답례했다.
이날 김대중 대통령으로부터 대한민국 명예국민증을 받고 ‘영원한 한국인’이 된 히딩크 감독은 광화문 특별무대에서 “여러분을 절대 잊을 수 없습니다. 당신들이 최고입니다(You are unforgettable. You are the best)”며 국민에게 감사의 인사말을 전했다. 히딩크 감독은 특유의 ‘어퍼컷’ 세리머니를 다시 보여 주며 “비바 코리아”를 외쳤고 월드컵 국민대축제는 절정에 이르렀다.
김선미기자 kimsunmi@donga.com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