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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개포동 재건축 용적률 '평균 200%'확정 파장-전망

입력 | 2002-06-13 21:48:00


서울시가 12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 일대 재건축 대상 32개 단지의 용적률(부지면적 대비 건물 지상층 총면적의 비율)을 ‘평균 200%’로 확정함에 따라 이 일대 재건축사업이 사실상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조합원들이 내야 할 추가부담금은 크게 늘어나지만 재건축할 수 있는 아파트 가구 수는 많이 줄어들어 사업의 수익성이 크게 나빠지기 때문이다.

소형주택 의무비율도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재건축을 포기하고 개보수(리모델링)사업으로 전환하는 곳도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시공사로 선정된 건설업체들이 사업을 포기하고 실망 매물이 쏟아져 나오면 가격하락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추가부담금 크게 늘어날 듯〓단지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가구당 추가부담금은 용적률이 10% 떨어질 때마다 평균 1000만∼1500만원씩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용적률 감소는 그만큼 재건축 아파트 가구 수를 줄여 개발이익이 감소하기 때문.

예컨대 1970가구로 구성된 시영아파트는 용적률 250%를 적용하면 △24평형 444가구 △32평형 661가구 △40평형 656가구 △47평형 436가구 등 2197가구를 지을 수 있다. 조합원분을 뺀 일반분양분도 227가구나 된다.

하지만 용적률이 200%로 떨어지면 재건축아파트는 △24평형 350가구 △32평형 524가구 △40평형 524가구 △47평형 349가구 등 1747가구로 줄어든다. 현재의 아파트보다 오히려 220가구가 부족해진다.

이 아파트의 재건축 시공사로 선정된 삼성물산 건설부문 관계자는 “용적률이 10% 줄어들면 늘어나는 추가부담금은 평균 1000만원 정도”라며 “200%로 줄어들면 가구당 7500만원 정도의 추가부담금을 더 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실상 사업이 어렵게 된 셈.

▽재건축 포기하는 곳도 나올 듯〓대지 지분이 적고 소형 평형으로 구성된 단지에선 용적률이 200%가 되면 재건축사업이 사실상 어려워진다.

20평형 미만의 소형으로 구성된 단지는 재건축시 전용면적 18.2평 이하 소형아파트를 20% 이상, 18.2∼25.7평 이하 중형아파트를 30% 이상 각각 배정해야 한다. 이에 따라 소형아파트로 구성된 곳은 아예 재건축이 불가능할 수밖에 없다.

개포동 K공인 관계자는 “용적률 250%를 적용 받게 된 지역의 아파트 중에서도 15층 정도의 고층인 경우에는 재건축을 포기하고 리모델링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고 전했다.

▽실망급매물이 나오고 있다〓개포지구는 서울 강남 재건축 대상 아파트 중에서도 용적률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역. 주공 1∼4단지 등 9개 단지가 1998년부터 용적률 300%를 목표로 재건축을 추진해 오면서 지자체와 협상에 따라 가격이 요동을 쳤다.

특히 주공아파트의 경우 거주자 중 60% 이상이 세입자여서 재건축을 노린 투자자가 많은 편. 이에 따라 서울시가 용적률을 확정 발표하자 현지에서는 즉각 실망매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포동의 E공인 관계자는 “지금까지 일주일에 한 건 정도 신규 매물이 나왔지만 11일 하루에만 매물 2건이 접수됐다”고 귀띔했다. 그는 “이번 주가 지나면 매물은 더욱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근 T공인 관계자도 “중개업자보다 집주인들이 서울시의 발표를 먼저 듣고 문의를 해올 정도로 용적률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첨예하다”며 “주민들이 서울시에 대해 집단행동으로 맞서려는 움직임도 있다”고 전했다.

▽얼마나 떨어질까〓가격 하락은 이미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오히려 얼마나 떨어질 것인지에 관심이 쏠려있다.

인근 중개업소에서는 주민 이주가 시작된 도곡주공아파트나 잠실주공아파트와 견주어 낙폭을 가늠하고 있다.

현재 개포동 주공 3단지 15평형 매매가는 4억∼4억1000만원. 이는 용적률이 적어도 250%는 허용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가격이다.

K공인 관계자는 “대지지분이 비슷한 도곡주공 15평형이 지난해 사업승인을 통과했을 때 3억5000만원에 거래됐다”며 “도곡주공의 재건축 용적률이 274%라는 점을 감안하면 개포주공이 가격하락폭은 예상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추정했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고기정기자 koh@donga.com

▼ 개포동 주요 저층아파트 개요 (자료:미리주닷컴)

현재 재건축 계획

시공사

평형

가구수

용적률

삼성물산

25

미정

미정

33

43

48

현대건설
현대산업

27

150

299.04%

32

649

38

2,282

45

2,309

53

1,947

56

400

삼성물산

미정

1,750

269.94%

현대건설

33

1,284

미정

38

45

53

65

LG건설

26

미정

미정

32

38

기존아파트 현황

단지

건축연도

평형(대지지분)

가구수

시영

84년 11월

10(11.3)

300

13(16)

1,000

17(20)

480

19(22.6)

190

주공1단지

82년 6월

11(13.9)

530

13(17.2)

1,530

15(20.8)

1,795

16(23.4)

65

17(24.3)

1,055

18(26.9)

65

주공2단지

83년 5월

7.5(9.3)

460

16(19.7)

200

19(22.7)

200

22(26.4)

290

25(29.5)

250

주공3단지

83년 6월

11(14.3)

610

13(16.9)

380

15(20.2)

170

주공4단지

83년 8월

11(13.4)

480

13(15.9)

1,580

15(19.0)

7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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