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신문 ‘한국 첫승’호외 발행
외신들은 4일 한국이 월드컵 본선에서 15번째 경기 만에 처음으로 ‘역사적인 승리’를 거뒀다며 한국팀의 승리로 이날 한중일이 모두 출전한 ‘아시아 축구의 날’은 환호로 끝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특히 미국 언론들은 한국의 월드컵 본선 첫 승리를 “위대한 출발”이라고 전했다.
AP통신은 “한국팀은 그동안 월드컵 개최를 위해 8년을 준비하고 수십억달러를 투자한 한국 국민으로부터 16강 진출의 ‘압력’을 받아왔다”면서 “한국은 이번 승리로 국민의 성원에 어느 정도 보답할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 통신은 중국 일본 한국 아시아 3국이 이날 일제히 첫 경기를 가져 중국은 지고, 일본은 비겼으나 오직 한국만이 승리했다고 타전하고 경기가 끝난 후 붉은 옷을 입은 수천명의 한국 응원단은 서울에서 “이겼다, 이겼다”를 외치며 열광했다고 전했다. 특히 18세의 한 고교생은 “역사적인 이날을 국경일로 삼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AFP통신은 “거스 히딩크 감독의 유럽식 축구가 ‘즉각적인 성과’를 가져다줬다”면서 “한국팀은 이번 승리로 주최국이 첫 경기에서 패배하는 불명예를 피할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독일의 DPA통신은 “한국팀의 승리는 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네덜란드팀을 이끌고 한국팀에 5-0의 패배를 안겼던 히딩크 감독에겐 아이러니컬한 순간이었다”고 소개했다.
미국의 ABC방송은 “한국이 15차례 도전 끝에 월드컵 본선에서 첫 승을 거두며 자랑스러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고 평가했다. 방송은 “김대중 대통령과 함께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선수 움직임 하나 하나에 환호했고 TV로 경기를 지켜본 국민은 더 큰 감격을 느꼈을 것”이라고 전했다.
CNN방송은 ‘한국 승리, 일본은 비겨’라는 제목으로 한국 경기내용을 상세히 전하면서 “이보다 앞서 열린 경기에서 일본은 비겼고 월드컵에 첫 출전한 중국은 패했다”고 아시아 3국의 경기를 종합평가했다.
영국 BBC방송은 “한국팀은 빠르고 창의력이 풍부하다”면서 “한국팀은 주최국으로서의 자격이 충분하다”고 극찬했다. 방송은 “한국팀이 온 국민을 감동시킬 만한 승리를 거뒀다”면서 “국민의 거의 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한국팀의 열성적인 경기 운영은 조심스럽고 평범한 경기를 펼친 폴란드팀과는 비교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이날 경기를 생중계한 미국의 스포츠전문 채널 ESPN2는 경기가 끝나자 “한국이 황홀한 대응을 했다”면서 “한국의 완승은 월드컵 공동개최국으로서 위대한 출발”이라고 평가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