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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업계 ‘場外 월드컵’ 후끈

입력 | 2002-05-27 18:35:00


월드컵 축구대회 개막을 앞두고 각종 서비스 업계의 ‘장외전(場外戰)’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잉글랜드 프랑스 등 자타가 인정하는 강팀과 대등한 평가전을 치르면서 16강 진출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월드컵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 급상승하고 있기 때문.

특히 축구 경기를 보기 위해 음식점 술집 놀이공원 등을 찾는 사람이 줄고 심지어 월드컵 기간 중 해외여행 계획도 취소하는 경우가 늘자 서비스 업계는 손님잡기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27일 음식업계 등에 따르면 평가전 경기 당일 각종 음식점의 매출은 15∼50%가량 줄었고 룸살롱 등 일부 술집은 손님이 없어 개점 휴업을 했다. 개막 이후엔 매출이 더욱 줄어들 것이란 게 해당 업계의 예측.

항공사들도 월드컵 기간의 항공권 판매가 지난해 6월에 비해 크게 줄어 냉가슴을 앓고 있다.

한 외국계 항공사 김모 과장(34)은 “지난해 6월에 비해 항공권 판매가 20% 정도 줄어든 상태”라며 “한국이 16강이나 8강에 올라가게 되면 6월20일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대학생들의 배낭여행까지 취소될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축구광인 회사원 이준희씨(32)는 “낮에 열리는 경기를 마음 편히 보기 위해 7월로 잡혀 있던 여름휴가를 6월로 앞당겨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관련 업체들은 월드컵 기간에 손님을 잡기 위해 경품 행사는 물론 이벤트, 가격 할인 등 모든 마케팅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서울 강남 B패밀리레스토랑의 이동훈 대리는 “월드컵 기념주화나 국가대표 유니폼을 상품으로 준비하고 있으며 직원들에게 대표팀 유니폼을 입히고 바나나킥, 골든볼, 스트라이커 등 월드컵 특별 칵테일 메뉴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의 S갈비집 유병룡 지배인은 “줄어드는 손님을 붙잡기 위해 매일 와인시음회를 열고 있고 와인 50% 할인 혜택까지 주고 있다”며 “한국이 16강에 진출하면 별도의 축하 이벤트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서울 중구 T룸살롱 주인 최모씨(33)는 “잉글랜드 프랑스와의 평가전 때 14개의 방이 모두 텅 비어 파리만 날렸다”며 “방마다 TV를 설치해 술집에서도 경기를 볼 수 있게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항공사들은 예약 취소를 막기 위해 항공권 할인경쟁에 들어갔다.

한 외국계 항공사 관계자는 “현재 방콕 항공권은 32만원 정도에 판매되는데 경기가 본격적으로 치러지는 6월에는 16만원까지 내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놀이공원들도 손님을 놓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건 마찬가지. 서울 송파구 L놀이동산은 월드컵 기간에 놀이동산 안에 있는 대형 전광판을 통해 경기를 생중계하기로 했고 S놀이동산은 월드컵 관련 퍼레이드와 각종 이벤트를 마련했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