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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월드컵]히딩크 작전 빛났다

입력 | 2002-05-21 21:41:00


'그라운드의 여우' 거스 히딩크 감독(56)이 펼친 고도의 심리전에 스웨덴 출신 스벤 고란 에릭손 감독(54)도 놀아났다.

21일 서귀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와 잉글랜드의 평가전. 세계랭킹 40위(한국)와 랭킹 12위(잉글랜드)의 싸움. 게다가 잉글랜드는 축구종주국으로 유럽전통의 강호. 척 보기에도 상대가 되지 않을 듯이 보였다. 축구전문가들도 한국이 1-3으로 패할 것으로 분석했다. 0-1이나 1-2로 져도 선전한 것이라고 전망할 정도였다.

그러나 웬걸.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전반 26분 선제골을 내줬지만 곧바로 동점골을 뽑아내는 등 축구의 자존심 잉글랜드와 대등한 경기를 펼치고 비긴 것이다.

이같은 선전의 뒤엔 히딩크 감독의 고난도 '술수'가 있었다. 히딩크 감독은 전반에 수비라인을 '포백'으로 세운뒤 수비형미드필더로 김남일과 박지성 등 2명을 투입해 '지더라도 적은 점수차로 지겠다'는 뜻을 보여줬다. 잉글랜드는 이를 간파한 듯 경기 초반부터 파상공세를 펼쳤다. 그리고 선제골을 뽑아내는 '위용'을 과시했다.

에릭손 감독은 "이젠 됐다"는 표정으로 후반 시작과 동시에 마이클 오언과 폴 스콜스 등 '정예멈버'를 모두 빼는 등 7명을 교체투입하는 여유를 보였다.

히딩크 감독은 이것을 노렸다. 히딩크 감독은 곧바로 아직 조직력이 다듬어지지 않은 잉글랜드를 상대로 과감한 공격을 지시했고 전반까지 수세적이었던 선수들이 저돌적으로 바뀌었다. 갓 들어온 잉글랜드 선수들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허둥대기 시작했다. 결국 후반 6분 박지성의 동점골이 나왔다. 한번 상승세를 탄 한국은 이후 경기를 주도 잉글랜드를 압박해 경기를 주도해나갔다. 이같은 한국의 대 반격에 에릭손 감독은 후반내내 어두운 표정으로 머리만 극적였다.

네덜란드(히딩크)와 스웨덴(에릭손)의 두 용병감독이 펼친 벤치싸움. 히딩크 감독이 한수 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