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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 202호 접대용 거짓말…공짜로 증여받은것 아니냐”

입력 | 2002-03-13 18:15:00


‘K빌라 202호의 정체를 찾아라.’

설훈(薛勳) 의원이 5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서울 종로구 가회동 빌라의 자금출처를 밝히라고 포문을 연 이후 1주일 이상 지났는데도 민주당은 하루에도 3, 4차례씩 이 총재의 ‘가족타운’과 관련한 논평을 내며 압박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대변인실이 주축이 돼 이 총재의 빌라의혹을 파헤치기 위한 전담팀까지 꾸려 놓고 매일 밤늦게까지 이 총재의 ‘가족타운’을 공격하기 위한 소재거리를 찾고 있다. 문제를 제기한 설 의원 측과도 긴밀한 협조관계를 유지하면서 이른바 ‘빌라게이트’ 의혹을 추적하고 있다. 이 총재의 정치자금과 관련한 의혹을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에서다.

민주당이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는 대상은 이 총재의 아들 정연(正淵)씨가 1년에 몇 차례 사용한다는 202호. 이 총재의 가까운 친척이 ‘게스트하우스용(외국손님 접대용)’으로 빌려줬다는 해명이 석연찮다는 점을 들어 사실상 이 총재에게 공짜로 증여한 것 아니냐며 이 총재가 직접 해명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202호의 실제 소유주가 정치권 유력 인사인 L씨와 Y씨, K씨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한나라당 이원창(李元昌) 총재특보는 “문제가 된 202호는 이 총재 고모의 손녀인 장모씨(61)가 전세계약을 했으며 전세금으로 6억원을 냈다”며 “당초 가회동 빌라에서 이사하기 위해 맞은편 단독주택을 물색하다가 가격이 너무 비싸서 인근 중개업소를 통해 현재 202호를 고르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장씨는 박승일 전 한국코닥 회장(69·현재 ㈜오뚜기 감사)의 부인으로 박씨는 이 총재의 경기고 1년 선배.

이 총재 측은 일부 한나라당 의원이 202호 전세금 6억원의 실제 전주(錢主)가 아니냐는 의혹을 민주당 측이 제기하고 있는 데 대해 “전혀 근거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민주당 김현미(金賢美) 부대변인은 “이 빌라가 실제로 게스트하우스용인지 의문”이라며 거듭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당은 특히 이 빌라의 102호에 대해 또 다른 의혹을 제기했다. 장전형(張全亨) 부대변인은 “이 총재의 차남 수연씨가 장가 가면 102호에 전세로 들어오려고 했다는 제보가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의 ‘빌라게이트’ 공세는 한나라당이 아태재단 문제를 국정조사와 특검 연장으로 확대하려는 움직임에 대한 맞불의 성격이 짙다.

최영해기자yhchoi65@donga.com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