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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그들이 있어 그녀는 행복하다!"

입력 | 2002-03-01 20:08:00


아시아 최고의 가드로 손꼽히는 전주원(30·현대)이 지난 해 십자인대 수술을 받은 이후 무려 7개월의 재활을 거쳐 국내 무대에 복귀했다.

국민은행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

전주원은 10분 5초간 출전했지만 득점없이 1개의 어시스트만을 기록했고 팀은 패배해고 말았다.

비록 팀은 패배했지만 유관순체육관에는 감격어린 환호성이 들려와 호기심을 자아냈다.

환호성의 주인공은 바로 어시스트(전주원의 팬클럽명).

지난 8월부터 코트에서 그녀의 모습을 볼 수 없어 애간장을 녹이던 그들은 잠시 나와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한 전주원 선수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비록 팀은 패하고 득점도 없었지만 그들에게는 전주원이 코트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다 얻는 기분이었다.

8개월만에 코트에 선 전주원 선수를 본다는 김우리양은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기 위해 우황청심환을 마셨다고 한다.

그녀가 평생에 딱 한번 마셔 본 우황청심환을 먹은 이유는 간단했다.

전주원 선수를 멀리서나마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을 진정시키지 못했기 때문.

전주원 선수의 열성팬이라고 자처하는 강진경양도 빠듯한 일정속에 정성을 다했다.

유독 대중 목욕탕을 싫어한다는 그녀는 1년에 3번 정도 목욕탕을 찾는다.

생각해보면 설날, 추석 정도의 대명절에만 목욕탕을 가는 그녀는 전주원 선수의 복귀 경기를 보기 위해 목욕으로 정성을 다했다.

물론 친척의 졸업식으로 인해 일찍 찾아올 수는 없었지만 버스안에서 발을 동동 굴렀을 마음은 짐작하고도 남는다.

경기 내내 벤치에 앉아 있는 전주원을 보면서, 그녀의 환한 미소를 보면서 그들은 자신들이 멀리 청주까지 내려온 것에 대한 보답을 받았다.

프로선수라면 일반화된 팬클럽.

하지만 여자 선수로서 그것도 부상으로 인한 공백기간이 무려 7개월이나 된 선수에게 이토록 집착하는 팬들은 드문 현상이다.

아시아 최고의 가드 전주원.

가정 주부로서, 한국을 대표하는 농구 선수로서 그녀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와중에 심각한 부상까지 입었으니...

외롭고 힘들었던 재활의 시간이었지만 이처럼 그녀를 그리워하는 팬들이 있기에 볼을 잡아야 하는 이유가 생긴다.

경기를 마치고 팬들과 나눈 짧은 인사속에서 그녀는 선수로서의 행복을 느꼈다.

[제공 : http://www.entersport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