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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살 빼려면 기 보충" 보석-광에너지로 마사지

입력 | 2002-02-21 14:05:00

빛에너지를 이용해 등선을 가다듬어 준다는 마사지


마사지의 첫 단계는 물을 한 잔 마시는 것으로 시작된다. 산소 함유량이 60%가 넘는다는 ‘산소물’로, 특수 정수기에 걸러 낸 물이다. 공해에 찌든 몸을 우선 산소로 정화하라는 뜻. 인도에서 수입했다는 ‘명상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순서가 돼 이름을 부른다.

A클럽의 실내는 가정집을 연상시키는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다. 마사지를 받게 되는 10여개의 방 이름은 ‘늘씬날씬’ ‘맵시’ ‘사랑받아요’ 등이다. 한 사람이 한 방을 차지한다.

침대에 누우면 루비, 사파이어 등에서 추출한 보석에너지가 나온다는 쇠막대를 신체부위에 대고 문지르는‘젬(gem) 테라피’가 시작된다. 쇠막대가 닿는 부위는 가려운 곳을 긁어내는 듯한 감촉을 느끼게 된다.

다음으로는 ‘컬러 테라피’. ‘빛에너지’를 이용해 에너지를 불어 넣는다는 것이 뷰티매니저들의 주장이다. 길쭉한 봉에 조그마한 전구가 달려 있고 살과 닿으면 “지지직” 하는 소리가 난다. 미끈미끈한 마사지 크림을 먼저 바르고 그 위에 대는 방법이다. 마치 전기가 통하는 듯 따끔따끔한 촉감이 느껴지고, 때로는 둔탁한 기구에 얻어 맞는 듯한 통증까지 느껴지지만 여성들은 미동도 없이 뷰티매니저의 손놀림을 참아낸다.

얼굴과 이마까지 컬러 테라피는 계속된다. 마사지를 해 주는 뷰티매니저들은 얼굴의 경우 반쪽씩 마사지한 후 거울로 경과를 보여준다.

“다른 반쪽이랑 확연히 차이가 나죠? 턱의 선과 코의 마디마디를 보세요. 한결 선이 굵어지고 샤프해졌죠? 얼굴살이 조금 줄어든 느낌이 안 드세요? 이 맛에 마사지하는 거죠.”

A클럽에서는 고객이 오면 먼저 체질검사를 한다. 이 검사로 몸에 열이 많은 사람으로 판명되면 붉은색, 차가운 사람은 푸른색의 다른 빛이 나오는 기구로 컬러 테러피를 한다. 혈액순환과 노폐물 제거, 부종을 가라앉히는 것 등이 첫번째 목표지만 궁극적으로는 ‘몸매 교정’의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

“지속적으로 받으면 등 라인이 예뻐져요. 살점이 바짝바짝 위로 당겨지는 느낌을 받게 될 겁니다.”

“배 있는 곳도 받아보세요. 복부근육이 이완되면서 수축운동도 잘 됩니다. 부부관계가 좋아지는 방법이기도 하죠. 요즘은 ‘이쁜이 수술’을 그래서들 안 받는다니까요.”

A클럽이 강남 일대에서 명성을 얻은 것은 산후 부종이나 임신으로 찐 살을 빨리 빼 준다는 입소문 때문이었다. 산후 관리를 위해 온 사람들은 대부분 임신 6개월째부터 오던 사람들이다. 특히 뱃살이 트는 것에 신경을 쓴다.

이곳의 주장에 따르면 비만의 원인은 ‘기(氣)의 부족’이다. 기를 보충해 주면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덜 들어 비만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마사지 매뉴얼은 신체 부위별로 기를 보충하는 식으로 돼 있다. 전신비만 복부비만 하체비만 팔비만 등 부위별 마사지가 다르다. 등 선의 관리나 튼살, 어깨결림에도 각각 별도의 마사지법이 있다. 예를 들어 배꼽에서 왼쪽으로 새끼손가락이 닿는 지점을 마사지 하는 것은 비장, 아래쪽으로 새끼손가락 지점을 주무르는 것은 자궁을 자극한다는 주장이다. 체질이 ‘태양인’으로 판명된 사람은 폐 비장 심장 신장 간을 자극하는 순(順)으로 마사지를 받는다.

2시간 동안 마사지를 받고 나온 고객들은 만면에 미소를 짓는다. 뷰티매니저가 “기(氣)가 부족해요. 일주일에 두 번은 받아야겠어요”라고 말하면 고객들은 마치 의사나 점쟁이에게 진단받는 것처럼, 위축과 순종이 교차하는 표정을 드러낸다. 이곳에서 만난 한 30대 여성은 “마사지도 어느 정도는 중독성인 것 같다. 뷰티매니저에게 ‘전보다 예뻐졌다’는 말을 듣는 것도 이곳을 찾는 즐거움”이라고 말했다.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