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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태의 월가리포트]슈퍼볼 징크스 올해는 깨질까

입력 | 2002-02-07 17:52:00


우리나라에서는 크게 인기가 없지만,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고 또한 가장 미국적인 스포츠 중의 하나가 바로 미식 축구다. 이 경기의 최고 승자를 가리는 제36회 ‘슈퍼볼(Super Bowl)’ 경기가 3일(현지시간) 열렸다.

아메리칸 풋볼 컨퍼런스(AFC)의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가 내셔널 풋볼 컨퍼런스(NFC)의 세인트루이스 램스를 극적으로 물리치면서 창단 이래 처음으로 최고 승자의 영예를 안았다.

우리에게 인기도 없는 슈퍼볼 경기 결과를 언급하는 것은 이 경기의 결과가 한 해의 주식시장의 향방을 예고해 준다는 속설 때문이다.

슈퍼볼 경기의 승자가 NFC에서 나오는 해는 미국의 주식시장이 상승하고, AFC에서 나오면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 있다. 통계에 의하면, 지난해까지 35차례의 슈퍼볼 경기 중 NFC에서 승자가 나온 20차례. 이중 주가(다우지수 기준)가 상승한 해는 17번. AFC에서 승자가 나온 15차례 중 주가가 하락한 해는 7번이다. 전체적으로 35차례 중 예외는 11차례에 불과했고, 나머지 24차례는 이러한 믿음이 맞아들어간 것이다.

물론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는 통계적인 우연일 뿐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를 어떤 ‘인과관계’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주장이다.

또 최근 들어서는 이러한 통계적 결과가 어긋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지난해까지 30년간 예외는 8번밖에 없었지만 최근 5년간은 예외가 3번이나 있었기 때문이다.

굳이 따지자면 80∼90년대 주식시장 호황기에 NFC 소속 팀들의 전력이 상대적으로 강했기 때문에 빚어진 결과라고 할 것이다.

‘1월의 주식시장이 상승하면 한 해의 주식시장이 상승한다’는 속설도 있다. 실제로 90년 이후 지난해까지 12년 동안 2000년 한 해만을 예외로 11년 동안 이 말은 맞아왔다.

올해는 불행하게도 1월 한 달 동안의 주가도 약 1% 하락했고 슈퍼볼의 승자도 AFC에서 나왔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은 올해 경기 회복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 예상대로라면 이 같은 ‘미신’들에 또 한번의 예외가 추가되는 셈이다.

김남태knt@sams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