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Special Report]톱골퍼 휴먼스토리 이주은

입력 | 2002-01-18 17:18:00


90년대 초반 미국내에서 톱 주니어골퍼로 큰 주목을 받으며 성장해온 이주은(미국명 제니 리). 일찌감치 프로로 전향, 첫해에 퀄리파잉 스쿨의 마지막날 17번 홀에서 통탄의 드롭실수를 범해 박세리보다 한해 앞서 미 LPGA 무대에 진출 할 기회를 놓쳐버린 그녀를 많은 사람들은 기억할 것이다. 후에 국내 최초로 유럽LPGA 무대를 밟아 활동하기도 했던 그녀는 작년 국내에서 첫시즌을 치르며 좀더 많은 기량과 경험을 쌓으면서 재기를 다짐하고 있다. 올해는 꼭 미LPGA투어 퀄리파잉 스쿨에 통과하겠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보인다.

2살때,부모와 함께 하와이로 유학을 떠난 이주은은 낯선 환경과 언어소통이 자유롭지 못한 그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야 했다.

평소에 내성적이며 몸이 허약했던 이주은은 중학교 2학년때 시절 운동 삼아 아버지를 따라 갔던 골프연습장에서 처음 골프를 접했다. 싱글 수준의 아마추어골퍼였던 아버지는 이주은이가 골프에 흥미를 가지며 볼을 때리는 운동신경이 남다름을 발견하고 틈틈이 레슨을 해 주었다.

그녀는 미국인 코치인 샌디 아머로부터 본격적으로 레슨을 받으며 실력을 키워나갔다.

일찌기 프로로 전향, 한국인 최초로 유럽 LPGA무대를 밟아 이주은은 골프입문 1년 3개월만에 하와이 주니어 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해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그리고 93년에는 남캘리포니아주로 이주해 서니힐스코 대표로 맹활약했으며 텍사스대 입학 후에는 당시 여자 타이거 우즈로 불리며 미국 아마추어 무대를 평정하고 있던 현LPGA투어프로로 켈리 키니와 함께 텍사스 대학팀을 이끌며 미국대학골프 정상에 올려놓는 등 화려한 아마추어 경력을 쌓았다. 자시을 위해 사업이며 좋아하던 골프며 모든 것을 포기하기까지 뒷바라지에 아끼지 않은 부모에게 실망시킬 수 없었던 그녀는 무엇이든 시작하면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상한 정신력이 그녀를 채찍질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주은은 골프를 하기 위해 대학에 들어갔지만 학과 공부로 인해 연습시간을 많이 갈질 수 없었고 또한 여러 대회를 뛰다보면 공부에 소홀히 해지기 일쑤이고, 정신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너무 힘든 생활을 보내야 했다. 결국 그녀는 좋아하는 골프를 위해 96년 10월에 대학을 포기해야 했다.

이주은은 그해 미LPGA 투어 출전자격을 위한 퀄리파잉 스쿨에 출전해 미LPGA투어 맴버로 활동할 꿈을 키웠다. 그러나 이 대회에서 3라운드까지 선두를 지키던 이주은은 4라운드 17번홀에서 워터해저드에 볼을 빠드린 후 드롭을 잘못해 실격하는 불운을 겪었다. 만약 실격만 안 했더라도 최소한 시드 출전권은 따놓은 것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에 그녀의 안타까움은 더 컸다. 뿐만 아니라 그녀가 시드 출전권을 따내었더라면 박세리보다 한해 먼저 미LPGA투어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주은은 이에 굴복하지 않고 눈을 유럽쪽으로 돌려 유럽LPGA투어 퀄리파잉 스쿨에 도전,3위에 오르며 출전자격을 획득하는 투지를 보였다.한국인 최초로 유럽LPGA 무대를 밟았던 것이다.그리고 97년 3월에는 현대자동차와 5억원이라는 당시 파격적인 규모의 후원계약을 맺으면서 브리티시여자오픈 동 20여 개의 유럽대회를 경제적인 어려움 없이 뛸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어깨통증 등 잦은 부상으로 인해 이렇다할 기록을 내지 못한 이주은은 99년 미국 테스트에 떨어지고 골프를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고 한다.그런 그녀를 가장 안타깝게 지켜본 사람은 아버지 00씨였다. 00씨는 그녀가 10년 이상 해 오던 골프를 여기서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차라리 한국에서 시합을 뛰다가 경험을 쌓은 뒤 미국에 다시 도전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며 설득했다. 이주은은 그때처럼 미국에서 생활이 힘들게 느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고 말한다. 스폰서 없이 대회에 뛰어야 하는 경제적인 어려움도 컸지만 그녀를 더욱 힘들게한 것은 부모를 실망시켜 드리고 있다는 자책감이 그녀의 어깨를 더 무겁게 했던 것이다.

올해는 상반기 우승과 함께 미국무대에 도전할 터 결국 이주은은 한국에 돌아올 수 밖에 없었고.국내 프로에 입문해 작년 처음으로 국내대회에서 경기를 펼쳤다. 그러나 한국코스에서의 적응에 어려움을 느낀 그녀는 지난 시즌에서 TOP10에 한번도 들지 못하는 부진을 면하지 못했다. 작년 9월에 있은 SK엔클린 인비테이셔널에서 4오버파 218타를 기록해 17위를 한 성적이 그녀의 최고의 성적이었다.

내성적이고 차분한 성격이어서 숏게임은 강하지만 한국 그린에 적응이 안 되어 퍼팅 기록이 안 좋다고 말하는 이주은은 그러나 국내 여러 대회를 뛰면서 조금씩 적응되고 있어 에버리지도 상반기때보다 하반기에 많이 올라가고 있어 대체로 만족한다는 표정이다. 또한 그녀는 지금까지 해왔지만 앞으로도 책을 많이 읽으면서 마음의 소양을 쌓고 많은 실전연습을 통해서 자신감을 회복하는게 가장 큰 과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번 전지훈련에서는 체력훈련과 문제점으로 남았던 퍼팅 부분에 중점을 두고 연습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지난 시즌에서 비록 좋은 성적은 못 거두었지만 자신이 뭐가 부족한지 알게 해 주었으며 자신감도 어느 정도 회복한 것도 같아 올해는 상반기에 꼭 우승과 함께 미국무대에 다시 도전할 것이라고 말한다.그러면서 그녀는 이 지면을 빌어 잊혀질 수 있지만 생각하고 시작하는 주니어나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모범이 될 수 있고 존경받는 선수로 남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앞으로 그녀의 길에 행운이 따르길 기대해 본다.

[자료제공 : http://www.thegol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