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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출신 로비스트들]진승현씨 돈 정관계에 전달

입력 | 2001-11-16 18:36:00

김재환씨


‘진승현(陳承鉉) 게이트’를 비롯한 벤처비리 의혹에 국가정보원 고위 관계자들이 깊숙이 개입한 사실들이 새롭게 드러나면서 이들의 ‘연결고리’였던 주변인물들이 주목받고 있다.

동방금고 부회장 이경자(李京子)씨의 진술에 따르면 이씨가 김은성(金銀星) 전 국정원 2차장에게 1000만원을 주게 된 과정에는 강모씨(54)가 다리 역할을 했다. 그는 20년 동안 국가안전기획부 등에서 근무하다 99년 10월 동방금고 임원으로 영입됐다.

동방금고 불법대출 문제가 불거지자 안기부 근무 때 알고 지내던 김 전 차장을 지난해 9월8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교육문화회관 커피숍으로 불러냈다.

강씨는 94년 안기부에서 통일원 남북회담사무국으로 자리를 옮겨 상근위원(1급)까지 지냈다. 강씨는 98년 8월 대전의 한 의과대 인가과정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염홍철(廉弘喆) 전 대전시장과 함께 구속됐다가 집행유예로 풀려난 뒤 이씨를 만나게 됐다.

진승현씨에게서 받은 돈을 여당 국회의원과 국정원 간부에게 전달한 전 MCI코리아 회장 김재환(金在桓)씨도 김 전 차장과 비슷한 시기에 안기부에 입사해 국내 정보 분야에서 10여년간 근무하다 89년 퇴직했다. 김씨는 김 전 차장에게 진씨를 사윗감으로 소개해줘 지난해부터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진씨에게서 1000만원의 월급과 에쿠스 승용차를 제공받으며 화려한 생활을 한 김씨는 지난해 12월19일 진씨 구명 로비자금 12억5000만원 중 7억6200만원을 변호사 선임비 등으로 사용하고 4억8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됐다. 1월19일 집행유예로 풀려난 김씨는 검찰의 재수사가 시작되면서 16일 출국이 금지됐다.

viyon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