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수시 1, 2학기 모집에서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면접구술고사는 수험생들에겐 골칫거리다. 각 대학마다 반영률은 물론 문제 방식 시간 등이 모두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면접구술고사는 초기에 기본소양이나 일반상식 등을 묻는 간단한 방식이었으나 통합교과적인 질문, 영어 수학 등 특정교과나 전공과 관한 질문을 던지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올 정시모집에서는 면접구술고사의 반영률은 수시모집에 비해 낮다. 그러나 영향력은 수시모집에 못지않을 것으로 보인다.수능 1점 간격에 많은 수험생이 몰려있는데 면접구술고사는 점수 차가 적게는 3, 4점에서 많게는 10점 이상 벌어지기 때문이다.수능 시험 이후에 지원하려는 대학과 전공의 출제 경향에 맞춰 대비한다면 면접고사장에서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면접구술고사란?〓“민주주의와 자본주의는 양립할 수 있는가.” “모르겠습니다.” “그러면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에 대해 아는 만큼 설명해 보게.” “모르는 것은 모르는 겁니다.”
모 대학 면접구술고사장에서 실제 일어났던 일. 수험생이 면접구술고사의 성격을 이해했다면 이 같은 답변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면접구술고사는 수험생에게 ‘지식의 양’을 묻지 않는다. 필기시험으로 측정하기 어려운 자질과 사회성 도덕성 세계관 등 인성과 가치관을 평가하고 논리적인 사고력과 판단력, 전공 분야에 대한 기초 지식과 적성 등을 측정한다.
이 때문에 수험생은 자신이 모르는 분야의 질문이 나오더라도 최대한 성실하게 답변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고교 교과 과정에서 나온 기초 지식만 잘 활용하면 중간 이상의 성적을 받을 수 있다.
▽출제 경향〓전공과 관련한 기초 전공지식이나 다소 전문적인 지식과 관심도를 측정하는 문제가 많이 출제된다. 특히 고교 교과의 기본 개념을 얼마나 잘 알고 있고 몇가지 개념을 복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가를 묻는 질문이 많아지는 추세다. 이 같은 경향은 상위권 대학일수록 강하다.
학교 학과의 지원 동기, 대학 생활계획, 수업계획, 장래 희망 등에 대한 일반적인 질문은 예전부터 꾸준히 있어 왔고 올 대학 입시에서도 여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험생은 지원하는 대학의 지난해 정시모집과 올해 수시모집의 면접구술고사 문제를 반드시 구해서 검토해야 한다. 면접구술고사는 각 대학이 몇 년간에 걸쳐 개발하기 때문에 갑자기 출제방향과 출제방식이 바뀌지는 않는다. 시험방식을 바꿀 경우 면접관들도 평가방식도 바꿔야 하는 등 애로점이 많이 때문이다.
▽자신을 알자〓많은 수험생들이 이상하리만치 자신을 잘 모른다. 출생과 성장배경, 현재의 상황, 장래의 희망 등을 글로 쓰면서 정리해 보자. 특히 진로결정 등과 관련해 자신에게 영향을 미친 환경이라든지 사건 등을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 정리하는 것이 좋다. 혼자 1분간 자기 소개를 해보고 자신의 장단점, 좌우명, 학업계획, 취미, 특기, 봉사활동, 감명깊게 읽은 책 등을 생각하라. 자기소개서와 추천서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질문도 적지 않다.
▽시사 문제〓시사 문제는 단골 소재다. 미국의 대테러 전쟁 등 정치 경제적인 사안뿐만 아니라 성희롱 유전공학 사이버캐릭터 등 실생활에 밀접한 사안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실생활에 가까운 사안일수록 답변이 천차만별이고 그만큼 점수 격차도 크다. 시사문제는 현상을 어떻게 해석하고 그 근거를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동아닷컴(www.donga.com)이나 이슈투데이(www.issuetoday.com) 대자보(www.jabo.co.kr) 등의 사이트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
▽영어 독해〓1, 2학기 수시모집에서 많은 대학이 영어 독해와 관련된 문제를 냈다. 영어로 된 지문을 미리 읽게 하고 그 지문과 관련된 질문을 던지거나 집단으로 토론을 벌이기도 한다. 또 영어 지문을 면접관 앞에서 읽고 해석한 뒤 그에 관련된 질문을 하는 방식도 등장했다. 10분 가량의 제한된 시간에 400∼600자의 영어 지문을 해석하고 이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간추려 말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
▽자연계는 수학이 중요〓수시모집에서 고려대는 수학 관련 지필고사를 별도로 치르는 등 많은 대학이 수학에 상당한 비중을 뒀다. 수학은 풀이 과정이 중요하므로 수험생들은 기출문제를 꼼꼼히 정리하고 핵심 개념과 공식을 익혀 둬야 한다. 행렬 미분 함수 등은 단골 출제 문제다. 손대지 못할 정도의 문제는 출제되지 않으므로 겁먹을 필요는 없다.
▽우열 차가 큰 과학〓과학문제는 수험생이 교과 지식을 얼마나 배웠느냐에 따라 우열이 쉽게 드러난다. 대개 △기본 개념 △실생활 현상 △시사적 소재 등 3가지 유형이 있다.
과학문제는 기본개념부터 설명해야 하기 때문에 교과서의 기본 개념을 반드시 한번 정리해두자. 평소 교과 내용과 관련된 현상에 관심을 기울여야 실생활에 관련된 문제를 풀기에 쉽다. 시사문제는 평소 신문의 과학기사나 ‘과학동아’ 등 전문적인 잡지를 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과학동아’는 면접구술과 관련된 특집을 내기도 했다.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등 과목별로 기출문제를 살펴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주요 기본개념 등이 상당 부분 기출 문제에 들어있기 때문이다.
▽진행방식〓면접관들은 문제은행에서 한가지 문제를 고르거나 2, 3개 문제 가운데 수험생이 직접 고르도록 한다. 대개 수험생 한 명에 면접관이 2, 3명이지만 동일한 질문에 대해 수험생 4, 5명이 집단 토론을 벌이기도 한다. 대학별 면접고사 방식도 반드시 확인해 두자.
면접시간은 단순 면접의 경우 수험생 한 사람당 5분 안팎에 불과했지만 심층면접에서는 20분 이상이다. 심층면접은 면접관의 추가 질문에 항상 대비해야 한다. 이 때문에 자신이 잘 모르는 개념을 사용할 경우 곧바로 추가 질문을 받는다고 생각해야 한다. 면접관은 수험생이 편안한 상태에서 대답할 수 있도록 신경을 쓰기 때문에 첫 질문은 가볍지만 갈수록 질문의 강도가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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