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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예고된 전쟁" 담담한 증시…예상보단 안정세

입력 | 2001-10-08 18:41:00


“미국의 ‘보복공격’에 대한 ‘보복테러’가 일어날 것인가에 달려 있다.”

8일 국내 금융시장이 예상외로 차분하게 안정세를 나타내자 전문가들은 미국의 보복공격이 얼마나 걸릴지와 보복테러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짙은 관망세가 나타난 데 따른 것이라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미국의 공격은 예상됐던 사항이어서 더 이상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사태 전개가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주가 460∼540 박스권 등락 전망〓전문가들은 15일 미군의 아프간 공습이 세계 증시의 불확실성을 완전히 제거했다기보다 새로운 불확실성을 던져주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굿모닝증권 홍춘욱 수석연구원은 “91년 걸프전 당시 미군의 바그다드 공습을 시장에서는 문제 해결로 받아들여 전세계 증시가 폭등하는 ‘V’형의 모습을 보였지만 이번에는 달랐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정태욱 리서치센터장은 “보복 테러에 대한 우려로 미국의 전반적 경제활동이 위축되면서 경기회복이 1∼2분기 지연되는 ‘L’자형이 확실시된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홍성국 투자정보투장은 “세계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도 금리인하와 정부 돈을 풀어 경기진작책에 나설 것으로 보여 460∼470선 아래로까지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종합주가지수는 이미 확인된 저점 464를 바닥권으로 하고 테러 이전의 저점인 540을 저항권으로 하는 박스권 구도로 연말까지 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의미 있는 반등은 빨라야 내년 초에나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이다.

▽저가매수 대 반등시 매도〓하지만 투자자들이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분석이 엇갈린다. ‘떨어지면 무조건 사라’는 쪽과 ‘오를 때마다 팔아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 있다.

삼성증권은 이날 시장전략보고서를 통해 “1, 2개월간의 짧은 충격 이후 상승세로 전환될 것이며 삼성전자 등 일부 종목은 역사적인 최저수준이다”며 사야할 때임을 시사했다. 굿모닝증권 홍춘욱 수석연구원도 “500선 이하에서 매입할 경우 워낙 낮은 수준이라 손해를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특히 시중에 유동성이 워낙 풍부하기 때문에 ‘돈의 힘’으로 은행 증권주와 건설주 등이 다시 단기랠리를 보일 가능성이 높으며 6개월 이후 중장기투자를 대비해야 한다는 것.

반면 현대증권 정태욱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이 어떻게 튈지 모르고 하향 압박이 강하기 때문에 기술적 반등시마다 현금확보 전략을 추천한다”고 공식 의견을 밝혔다. 신영증권 장득수 리서치센터장도 “상승이냐, 하락이냐를 논하기 전에 추가 투자는 자제하고 최소한 1∼2주간 사태추이를 지켜볼 때”라고 권했다. 단 주식을 사더라도 경기 관련주는 삼가고 재무제표가 나쁜 기업은 무조건 피하라는 충고. 경기침체가 지속될수록 기업의 내재가치가 중요하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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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은 1310∼1315원서 안정〓외환 전문가들은 원-달러환율이 제2의 테러 등 돌발변수가 없는 한 달러당 1310∼1315원 수준에서 안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씨티은행 오석태 이사는 “환율이 급등해 1400원 위로 오르지 않는 한 투기수요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미은행 유현정 외환딜러도 “불안감으로 사자가 다소 우세하지만 당국의 안정의지로 큰폭의 상승은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증권 이남우 상무도 “엔-달러가 급등락할 경우 일본과 미국 정부가 협조개입해 117∼120엔선에서 등락할 것”이라며 “국가간 정책협조가 이뤄지고 있어 원-달러환율도 큰폭의 등락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채권수익률은 장단기 격차 확대〓전쟁에 대한 불안감과 콜금리 추가인하 기대감이 엇갈리면서 기간별로 수익률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3년 미만 단기수익률은 이번 전쟁으로 11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콜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덜 떨어지는 반면 5년 이상 장기수익률은 매수세가 줄어들면서 하락폭이 클 것이라는 분석.

대우증권 마득락(馬得樂) 채권영업부장은 “전쟁으로 인한 불안감과 금리 인하 기대감이 엇갈리면서 장단기 금리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며 “콜금리 인하 여부가 결정되는 11일 오전까지 이런 양상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 금통위원은 콜금리 추가인하와 관련, “금리가 경제정책 수단이라기보다는 심리안정지표로 여겨지고 있다”며 “금리인하 효과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으나 민관합동회의에서 금리인하에 의견이 모아지면 내릴 가능성이 많다”고 지적했다.

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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