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어른들이 '레고'에 빠졌어요"…인터넷동호회 '북적북적'

입력 | 2001-09-24 18:45:00


“레고를 ‘장난감’이라고 말하면 정말 화가 납니다. 몇 차례 ‘경고’를 했는데도 계속 ‘아직도 장난감 갖고 노느냐’고 놀려 헤어진 여자친구도 있어요.” (조태상씨·27)

“넉달 전 초등학교 1학년 딸아이가 레고 맞추는 걸 돕다 제가 푹 빠졌어요. 일 끝나면 쪼르르 집에 달려가니 술친구들이 ‘좋은 놈 버렸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개의치 않습니다.” (차성조씨·40)

형형색색의 플라스틱 블록에 정신을 뺏긴 ‘레고 마니아’들이 늘고 있다.

▽레고에 빠진 어른들〓지난해 7월 개설한 인터넷 카페 ‘다음’에 등록한 레고회원은 1900여명. 상당수가 20대 이상이다. 주로 대학생이지만 10대보다는 30, 40대가 훨씬 많다.

어른들이 왜 애들 장난감같은 레고에 빠져들까.

서울 서초구 방배동 개운신경정신과 원장으로 한 인터넷 레고 동호회에서 ‘엽기레고’라는 아이디로 통하는 차씨는 “극히 현실적이어서 오히려 더욱 상상력을 자극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마인드스톰 계열의 로봇

▼할인매장 15%-완구점 20%-인터넷쇼핑몰 최고 33% 할인

레고는 경제공황이 전 세계를 휩쓸던 1932년 덴마크의 한 작은 시골에서 목공소를 운영하던 올레 크리스티안센에 의해 만들어졌다.

자투리 나뭇조각을 이용, 인형집을 제작하는 데 쓸 미니사다리와 다리미판을 만든 것이 레고의 효시. 그의 아들이 8개의 요철(凹凸)을 결합하는 간단한 연결법으로 특허를 따냈고 지금은 올레의 손자인 켈이 3대째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켈은 단순조립에 그치던 레고의 영역을 프로그램을 입력해 작동시키는 디지털의 영역으로 확장시켰다.

레고는 크게 시스템, 테크닉, 마인드스톰으로 나뉜다. 시스템은 레고 초창기 때부터 나온 시리즈로 다양한 모양의 블록을 계속 쌓아 가는 형태의 모델들. 기차, 해적선, 성, 우주, 마을, 스타워즈 등 유명 시리즈들이 대부분 시스템에 속한다. 가격은 1만∼25만원까지 다양.

테크닉은 모터나 기어, 빔, 축 등 실제 기계와 비슷한 부품들을 서로 끼워 맞춰 완성시킨 뒤 움직여볼 수 있는 것. 가격은 4만∼30만원으로 다소 비싼 편.

마인드스톰은 지능을 얹은 레고다. 마이크로컴퓨터를 사용해 여러 동작을 프로그램화해 입력시키면 지시에 따라 움직인다. 15만∼40만원선.

값이 만만치 않은 레고를 조금이라도 싸게 사려면 대형 할인매장이나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대형 할인매장은 15%, 대형 완구점은 20%정도 싼값에 판다. 백화점 바겐세일 가격도 이 정도 수준. 인터넷에서는 20% 이상, 최고 33%까지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다. 인터넷 레고 동호회에 가입, 30명 이상 단체로 주문하면 40% 가까이 깎을 수도 있다.

likeday@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