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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60년대 인기만화 '마음의 왕관' 복간

입력 | 2001-08-26 18:21:00


1970년대 명랑만화가 최근 다시 출간돼 화제를 불러일으켰지만 그 이전 시대, 즉 50∼60년대에는 어떤 만화가 있었을까. 40대 후반 이상의 세대들이 어릴 적 읽었던 만화들은 다 어디 갔을까.

부천만화정보센터는 올해 작고한 원로 만화가 김종래 화백의 62년 작품 ‘마음의 왕관’을 최근 발간했다. 한국 만화사의 복원을 위해 기획한 ‘한국만화걸작선’의 첫 작품.

이용철 사업국장은 “‘마음의 왕관’은 김 화백의 ‘엄마찾아 삼만리’보다 인기 면에선 못미쳤지만 원작의 보존 상태가 좋고 작품성이 훌륭해 첫 작품으로 선정했다”며 “50∼60년대 활약한 작가 10여명의 작품을 계속 발간할 것”이라고 말했다. 40년의 시간차 만큼이나 ‘마음의 왕관’은 요즘 만화와는 사뭇 다르다. 만화다운 코믹함이나 가벼움은 없다. 대신 매우 사실적인 묘사와 비장한 분위기가 주를 이루고 있고 무엇보다 눈물샘을 자극한다.

리어카 장수인 아버지를 부끄러워 하는 초등학생 영진과 국회의원의 아들로 영진을 괴롭히는 동철의 관계를 축으로 6·25전쟁 이후 빈부 격차, 부정 부패, 관료주의, 간첩의 암약 등 사회 문제를 생생하게 표현하고 있다. 동철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는 불쌍한 영진이와 아버지의 뜻하지 않은 죽음처럼 영진의 가족에게 잇따르는 비운을 보며 당시 어린 독자들은 눈물께나 흘렸을 것이다.

물론 1·4후퇴 때 흥남부두에서 헤어진 엄마가 남파 간첩으로 내려오는데, 자식들의 권유를 받고 즉시 자수하는 등 신파조의 티를 벗어나지 못한 내용도 적지 않다. 하지만 40대 이상 독자들은 어린 시절 추억을 이 책을 통해 다시 돌이켜 볼 수 있을 것이다.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