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정보통신]'기업 정보 슬쩍' 꿈 깨!

입력 | 2001-07-17 18:33:00


과거 ‘첩보원’들은 높은 담장을 뛰어넘은 후 꼬챙이로 솜씨좋게 자물쇠를 따고 서랍을 뒤져 종이서류를 꺼냈다. 수십미터 높이를 뛰어넘고 깜깜한 곳에서도 잘 보이는 인조 다리와 눈을 가진 ‘600만달러의 사나이’는 단연 이 분야에서 세계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셈.

요즘의 산업스파이는 밤에 ‘잠입’하지 않고도 기밀을 빼낸다. 일상에서 업무에 사용하는 컴퓨터 e메일 팩스 인터넷 등은 정보수집의 훌륭한 수단이 된다.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이 인원감축에 나서면서 퇴직자들이 기업의 정보를 가지고 경쟁업체로 이직하거나 비슷한 회사를 창업하는 사례도 많아졌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기업 연구소 보안관리실태 및 애로조사연구’에 따르면 총 379개의 기업부설 연구소 중 최근 3년간 기업정보가 유출돼 피해를 본 곳이12.9%(49개)에 달했다. 단순 피해액만 총50억원. 그러나 이미 투자한 비용을 회수하지 못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달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마크애니 디지트리얼테크놀로지 파수닷컴 등 워터마킹 및 디지털저작권관리(DRM) 전문업체들이 최근 기밀유출방지를 위한 문서보안 솔루션을 속속 내놓고 있다.

DRM은 본래 콘텐츠를 함부로 복사해가지 못하게 막아 인터넷기업의 유료화를 도와주는 ‘콘텐츠 저작권 보호’ 기술. 기본적으로 ‘가져가지 말아야 할 사람은 가져가지 못하게 하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문서보안과 일맥상통한다.

인터넷콘텐츠의 유료화가 예상보다 더뎌 콘텐츠저작관리로는 DRM업체의 수익이 저조하고최근 기업들이 전사적자원관리(ERP) 등 사내통합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문서보안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DRM업체들이 문서보안 시장에 뛰어드는 것.

‘마크애니’(www.markany.com)는 독자개발한DRM과 워터마킹 기술을 응용해 최근 ‘마크애니 도큐먼트 세이퍼’를 개발, 국내 대기업 계열사 2곳에 공급하기로 했다.

이 솔루션은 개별 컴퓨터마다 고유의 이름을 붙인다. 아이디·암호는 해당 컴퓨터와도 맞아 떨어져야 하기 때문에 다른 직원의 자리에서는 문서를 읽을 수 없다. 직급이나 위치별로 문서를 관리하는 권한을 다르게 설정한다. 사장은 문서를 읽고 고치고 횟수제한없이 복사할 수 있지만 과장급은 문서를 읽고 3번까지만 복사할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다. 실무자급 사원은 읽는 것만 가능하게 할 수도 있다.

e메일에 문서를 첨부할 수 있는지 없는지도 인증받은 권한에 따라 달라진다. 또 문서 자동파기 기능이 있어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문서가 자동으로 없어진다. PDF MS워드 훈민정음 파워포인트 엑셀 캐드데이터 등 다양한 문서형태에 적용할 수 있다.

마크애니는 ERP 지식관리시스템 기업정보포털 등을 제공하는 기업솔루션업체들과도 제휴해 올해 이 분야에서 4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파수닷컴’(www.fasoo.com)은 올초 미국의 인터트러스트사와 기술 제휴해 기업내 문서 보안 솔루션 ‘파수 시큐어 도큐먼트’는 내놨다. 현재는 사용자 편의성을 보강한 후속제품을 개발중이다. 대기업과 정부기관 등을 중심으로 솔루션을 판매할 예정이다.

‘디지캡’(www.digicaps.com) 디지트리얼테크놀로지(www.digitreal.com) ‘비씨큐어’(www.bcqre.com)도 각각 ‘디지캡@인트라넷’ ‘워터스탬프프린트’ ‘CQEDMS’ 등 문서보안 솔루션 제품을 내놓고 있다.

sarafina@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