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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윔블던]‘10대 돌풍’ 헤닌, 캐프리아티 깨다

입력 | 2001-07-06 00:50:00


그랜드슬램을 꿈꾸던 제니퍼 캐프리아티(25·미국)가 10대 돌풍에 휩쓸려 힘없이 무너졌다.

5일 영국 윔블던의 올 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시즌 세번째 테니스 메이저대회인 윔블던 여자단식 준결승.

올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에서 우승한 4번 시드의 캐프리아티는 프랑스오픈 4강 진출자인 8번 시드 유스티네 헤닌(19·벨기에)에게 1-2(6-2, 4-6, 2-6)로 역전패했다. 이로써 캐프리아티는 88년 슈테피 그라프 이후 13년 만에 다시 한해에 4대 메이저대회를 모두 휩쓸려던 야망이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경기 도중 오른쪽 엄지발가락을 다쳐 붕대를 감고 뛴 헤닌은 생애 첫 윔블던 결승 진출을 확정지은 뒤 두 팔을 번쩍 들며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남자단식에서 92년 챔피언인 2번 시드의 안드레 아가시(31·미국)는 니콜라스 에스쿠드(프랑스)에게 3-1(6-7, 6-3, 6-4, 6-2)로 역전승했다. 호주오픈에 이어 시즌 메이저 2승을 노리는 아가시는 패트릭 라프터(29·호주)와 3년 연속 준결승에서 맞붙는다.

얄궂은 운명처럼 또다시 결승 문턱에서 맞붙은 아가시와 라프터. 99년에는 아가시가, 지난해에는 라프터가 각각 승리했으나 결승에서는 모두 피트 샘프러스에게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아가시는 4년 전 세계 랭킹 141위까지 떨어졌으며 라프터는 99년 어깨부상으로 은퇴를 고려했으나 둘 다 재기에 성공했다.

‘영국의 희망’ 팀 헨만(27)은 샘프러스를 쓰러뜨린 신예 로저 페더러(스위스)를 3-1(7-5, 7-6, 2-6, 7-6)로 누르고 준결승에 합류했다. 헨만은 와일드카드 배정자로는 대회 사상 처음으로 4강에 오른 고란 이바니세비치(크로아티아)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헨만이 이바니세비치를 제칠 경우 1938년 버니 오스틴 이후 처음으로 결승 무대를 밟는 영국 선수가 된다. 헨만은 “나에게 주어진 기회를 확신하고 있다”며 “이바니세비치와는 역대 전적에서 4승 무패이므로 자신 있다”고 말했다. 한때 세계 2위까지 올랐던 이바니세비치는 현재 125위까지 떨어졌으며 92, 94, 98년 3차례 결승에 진출했지만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