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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칼럼]'노벨평화상' 대통령 그러나 이땅에는…

입력 | 2001-04-16 16:05:00


지난 10일 오후 1시 30분 대우자동차 부평공장 남문사거리에서는 변호사와 노동자 수백명이 경찰에 집단폭행을 당해 40여명이 부상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날 조합원들은 "노동조합사무실에 출입하는 것을 방해하지 말라"는 인천지방법원의 결정에 따라 금속산업연맹 법률원 소속 변호사와 함께 노동조합사무실로 들어가려고 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들을 가로막고, 비무장 평화의 표시로 웃통을 벗은 채 맨몸으로 도로에 드러누워있는 조합원을 그대로 밟고 들어가 곤봉과 방패를 휘두르며 무차별적인 폭행을 가했다.

경찰의 살인적인 폭행으로 조합원들은 팔다리가 부러지고, 부러진 갈비뼈에 허파까지 손상됐으며, 머리를 맞아 언어장애현상을 일으키는 등 이 일대가 순식간에 전쟁터로 변했다.

이번 대우차 집단폭행 사건은 김대중 정권이 노동자를 '탄압'과 '정리해고'의 대상으로만 삼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번 폭력사태는 우발적인 것이 아니라 지난 2월 대우차 1750명의 노동자 정리해고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들의 저항이 확산되고, GM으로의 해외매각조차 불투명해지자 잘못된 정부정책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떠넘기려는 의도적인 폭력이다.

김대중 정권은 스스로 존립기반을 부정하고 있다. 이 땅에는 국민은 없고 궁민(窮民)만 존재하는 것인가?

이에 앞서 지난 2일 보건의료노조 정원철 조직부장이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됐다.

정부장은 연행 후 연행이유를 밝힐 것을 요구하다 수사계 형사 4~5명에게 끌려가 문이 잠긴 상태에서 집단폭행을 당했다. 더욱이 경찰은 집단폭행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자 정부장에 대해 거꾸로 "폭력을 행사하면서 공무집행을 방해했다"는 혐의로 4월 2일 구속하였다.

경찰이 연행이유를 물어보는 피의자를 형사들이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면서 1시간 가까이 집단폭행을 가하고, 더욱이 진료요청을 거부하고 오히려 죄를 뒤집어 씌어 구속시킨 점을 볼 때 아직도 경찰서는 인권의 사각지대를 벗어나지 못했음을 다시한번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이 인권대통령이라 자부하며 노벨평화상까지 받은 국민의 정부에서, 그리고 개혁과 변화를 강조하고 있는 경찰서 내부에서 벌어졌다는 것에 충격을 더하고 있다.

김대중 정부가 진정으로 국민의 정부, 인권대통령을 자부한다면 철저한 진상규명과 노동자를 죽음으로 몰아넣는 잘못된 구조조정 정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또한 이제 우리 국민들도 현정권이 불법적으로 노동자를 몰아붙여 굴종을 강요하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 대해 단호히 일어나 거부해야 할 것이다.

차수련/민주노총 부위원장 kfhu@now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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