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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마라톤]동양대 외국인선수들 "마라톤엔 국경없다"

입력 | 2001-03-13 18:31:00

2001동아마라톤에서 돌풍을 일으키겠다는 중국 조선족 정운산(왼쪽부터), 탄자니아 히티,므강가.


13일 서울 잠실올림픽 보조경기장. 검은 살빛의 건각 2명이 동양대(경북 풍기) 유니폼을 입고 열심히 트랙을 돌고 있었다.

올해 초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한국으로 마라톤 유학을 온 스테판 브와이어 므링기 므강가(24)와 미첼 히티(19).

이들은 동양대 김홍화교수(41)가 탄자니아육상연맹에 요청해 1월9일 한국에 온 탄자니아 마라톤 선수들로 18일 열리는 2001동아서울국제마라톤에서 처음으로 풀코스에 도전한다.

므강가는 1m76, 64㎏의 탄탄한 체격의 전형적인 아프리카 마라토너. 그는 “강훈련을 잘 소화했기 때문에 컨디션만 좋으면 우승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중거리선수 출신답게 스피드가 뛰어난 그는 지구력이 약한 게 흠이었지만 한국에서 두달간의 ‘지옥훈련’을 해 크게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므강가는 지난주 충남 보령에서 지난해 동아마라톤 우승자 정남균(삼성전자)과 함께 15㎞를 뛰어 44분13초의 기록으로 정남균보다 1초 먼저 들어오는 등 기량이 눈에 띄게 좋아져 주목을 받고 있다.

1m70, 54㎏으로 마라톤에 적합한 체격을 지닌 히티는 지구력과 경쾌한 주법이 특히 좋다. 99년 이탈리아 하프마라톤에서 1시간3분34초로 2위를 하는 등 국제적으로 검증도 받았다. 므강가에 비해 승부욕이 떨어지는 게 약점.

므강가와 히티는 동양대로부터 숙식을 제공받고 약간의 월급을 받으며 세계 마라톤정복의 꿈을 키우고 있다. 이들 외에 동양대에 유학중인 중국 조선족 정운산(23)도 이번 동아마라톤에 출전한다.

96년부터 외국선수를 국내에 데려와 지도해온 김교수는 “일본은 88올림픽 육상에서 참패한 뒤 케냐와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와 중국에서 훌륭한 선수를 수입해 자국 선수의 기록향상을 꾀했다”며 “지난해 일본 여자마라톤의 시드니올림픽 정복도 그같은 투자의 결과”라고 말했다.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