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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200살 소나무 잘 모셔라" 한밤 수송

입력 | 2001-03-07 00:19:00


‘거대 노송(老松) 운반작전이 과연 성공할까?’

다음달 28일 전국 월드컵 경기장 가운데 가장 먼저 완공되는 울산 월드컵경기장(남구 옥동) 입구에 심어질 높이 15m 수령 200여년의 노송을 경남 양산시에서 옮기는 ‘작전’이 7일부터 시작된다.

이 소나무는 양산시 웅상읍 소주리 동부산컨트리클럽 입구 야산에 있는 것으로 골프장을 찾았던 심완구(沈完求)시장의 눈에 띄어 울산시가 지주로부터 500만원에 사들인 것.

시는 조경수 운반 경험이 많은 부산 K조경과 2000여만원에 운반 계약을 했다.

시와 K조경측은 나무의 무게가 30t을 넘기 때문에 헬기로는 들어올릴 수 없어 대형 트레일러로 수송할 계획이다.

부산∼울산간 국도 7호선으로 가면 울산 월드컵경기장까지 20여㎞ 밖에 안돼 최단 거리이지만 높이 4m의 육교를 통과할 수 없어 양산시 정관면∼부산 기장군 장안읍∼울산 울주군 온양읍∼울주군 청량면 울산구치소 등으로 약 40㎞를 우회해 운반하게 된다.

폭 20여m에 이르는 나뭇가지를 운반 도로 차선에 맞게 7m 이하로 줄이는 것도 큰 과제. 나뭇가지를 운반하기 좋게 톱으로 잘라버릴 경우 ‘상품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시는 가지 대부분을 접도록 했으며 K조경측은 탄력성 없는 소나무 가지를 7일부터 일주일간 서서히 위아래로 접을 계획이다.

시는 차량통행이 뜸한 한밤에 6∼7시간에 걸쳐 노송을 운반하기 위해 적기를 물색하고 있으며 경찰의 협조를 받아 도로변 교통표지판과 신호대 등은 잠시 철거했다가 다시 부착할 방침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이같이 큰 소나무가 육로로 운반된 적이 거의 없어 사전에 치밀한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며 “소나무가 울산 월드컵경기장 입구에 옮겨 심어지면 지역의 상징나무로 각광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jr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