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도 판타지 소설 '폴라리스 랩소디'
가죽 양장본 한정제작 500부 한달만에 매진
문학계의 극심한 불황속에서 7만원짜리 고가의 소설이 불티나게 팔리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판타지 소설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이영도가 최근 완간한 ‘폴라리스 랩소디’가 화제의 책. 원래 8권 짜리를 한 권에 묶은 1564페이지짜리 양장본이다. 단행본 소설책으로는 국내 최고가를 기록한 이 책은 황금가지 출판사가 최근 500부 한정판으로 제작한 것이다. 소장용으로 손색이 없도록 소가죽 표지에다 책 옆면을 은박 처리했고, 책마다 일련번호가 매겨졌다. 작가의 육필 사인이 책마다 들어가 있다.
팬 서비스 차원에서 제작된 이 책은 지난해말 출판사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주문을 사전 예약받았다. 비싼 가격 때문에 큰 기대를 걸지 않았지만 결과는 예상을 크게 빗나갔다. 한달도 못돼 500부가 완전 매진된 것.
지금도 뒤늦게 판매 사실을 들은 독자와 인터넷 서점으로부터 주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장은수 황금가지 편집장은 “소가죽 표지만 해도 개당 1만5000원에 이르러 이익을 남길 수 있는 책이 아닌데다 소장자를 위한 한정본으로 기획된 만큼 추가 제작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상업적인 마케팅은 아니었지만 이 책은 소설 장르도 ‘고급 마케팅’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 꼽힐 만하다. 교양서로서는 지난해 6월 푸른숲 출판사가 장서용으로 내놓은 4만9000원짜리의 ‘시간박물관’을 지금까지 5000부 한정판을 다 팔아 성공을 거둔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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