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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책]바람이 멈출 때

입력 | 2001-01-12 19:11:00


◇바람이 멈출 때/샬로트 졸로토 글/스테파노 비탈레 그림/김경연 옮김/32쪽 7500원/풀빛

“판타 레이!”

만물은 흐르고 변한다! 먼 옛날 그리스의 한 철학자는 영감에 차서 소리쳤습니다. 간단한 깨우침이지만, 시대와 나라를 떠나 이 말처럼 사람의 가슴을 찌르는 말은 없을 겁니다.

정말 모든 것은 변합니다. 이 사실은 특히 어린 시절 이따금 어이없게도 가슴을 저릿하게 합니다. 왜 벌써 해는 질까, 왜 날이 추워져 놀이공원에 갈 수 없을까, 함께 잘 놀던 친구는 왜 떠나갔을까, 이 책은 약간의 달콤한 쓸쓸함과 함께 시간의 흐름을 되새기게 만드는 그림책이랍니다.

커다랗고 밝은 해가 하루 종일 빛나더니, 날이 저물었습니다. 엄마가 아이에게 잘 자라는 인사를 하러 왔습니다. “왜 낮이 끝나야 하나요?” 아이는 묻습니다. “꿈을 준비하는 밤이 왔기 때문이지.” 아이는 계속해서 변하는 것들에 대해 묻습니다. 낮이 끝나면 해는 어디로 가나요? 바람은 불어서 어디로 가나요? 구름은 흘러서 어디로 가나요?

아이에게 책을 읽어준 다음엔, 한번 엄마 아빠가 질문에 대한 답을 스스로 만들어서 들려주어 보세요. 아이가 책을 읽을 수 있는 나이라면 스스로 답을 생각해 이야기하게 해보세요. 오늘 밤에는 훨씬 더 멋진 꿈을 꿀 수 있을 거고, 내일은 좀 더 다르게 흘러가는 하루를 맞을 수 있을 지도 모르죠.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