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남북 장관급회담에 참석한 양측 대표단은 14일 오후 전체회의를 고비로 그간 날카롭게 대립했던 회담의 ‘장애물’들을 털어내고 본격적인 밤샘 협상을 벌였다.
○…오후 5시부터 1시간반 동안 3차 회의를 가진 뒤 양측 대표단은 이례적으로 기자들을 회담장으로 불러 환담을 나누는 등 친밀감을 과시. 박재규(朴在圭)통일부장관은 “단장간 접촉을 갖자”고 즉석 제의했고, 전금진(全今振)북측단장도 “잠을 설치더라도 강행군하자”고 화답. 이들은 또 “잠은 안자는 것으로 하자”(전단장) “밤을 지새려면 저녁은 영양가 있는 것으로 줘야 한다”(박장관)며 회담의 결실을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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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만찬에서 장재언(張在彦)북한적십자회중앙위원장이 장충식(張忠植)대한적십자사총재의 월간지 인터뷰와 관련해 “죄에 죽고 올바르게 재생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해 잠시 분위기는 냉각.
장위원장은 “장총재는 통일열기에 찬물을 끼얹고 북남대결을 고취했으며 적십자인으로서 믿음을 해친 사람”이라고 노골적인 감정을 표출. 그는 ‘앙금을 씻을 용의가 없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나 개인이 용서하고 말고 할 문제가 아니다”고 강경한 자세.
만찬도중에 들어와 헤드테이블에 앉은 장위원장은 “개인 대 개인이 아닌 국가적 사업을 하는 사람으로서 앙금을 씻을 수 없다”고 언급. 그는 ‘장총재가 있는 한 사업을 못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도 “재고돼야 한다”고 강경한 자세.
○…오전 열린 2차 회의에서 양측 수석대표는 태권도를 세계화한 공로를 놓고 “원래 택견에서 유래한 것인데 최홍희선생이 태권도로 발전시켰다”(전단장), “국제무대에서는 김운용(金雲龍)국제올림픽위원이 노력을 많이 했다”(박장관)며 ‘자존심 경쟁’. 한편 북측 인사들은 기회있을 때마다 “현대가 어렵다는데 정부가 지원해야 하는 것 아니냐” “미국에 공화당 정부가 새로 들어서면 대북정책 틀이 바뀌는 것 아니냐”고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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