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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 연구소 마비 위기 …낙하산 인사 등 잡음 끊이지 않아

입력 | 2000-12-04 18:44:00


상당수의 국책연구소가 기관장의 비합리적인 운영과 전횡으로 내부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연구소들이 파행 운영되면서 기능이 마비되고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결과를 빚고 있다. 국책연구소들은 각 부처나 총리실에 소속돼 있다. 각 부처에 소속된 30여개 연구기관장은 해당 부처의 장이 임명하며 총리실 산하 경제사회연구회 인문사회연구회 등 5개 연구회에 소속된 43개 연구기관의 장은 공모를 거쳐 선임된다.

▼현황▼

국책연구소 중 총리실 산하의 인문사회연구회(이사장 김영진·金榮鎭)소속 기관장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통일연구원의 곽태환(郭台煥·62)원장. 그는 지난달 ‘전라도 사람은 뒤통수를 잘 친다’는 등 호남인을 비하했으며 비상식적 인사, 빈번한 해외출장 등으로 연구원들의 반발을 샀다. 최근 박사급 연구위원 35명이 원장퇴진 운동을 벌이면서 현재 정상적인 업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곽원장은 인문사회연구회로부터 사직권고를 받았으나 계속 출근하고 있다.

최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김성동(金成東·58)교원징계재심위원회 위원장을 차기 원장으로 내정하자 교총과 전교조가 교육부 재직시절 무리한 정책을 도입하는 등 자질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그의 내정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산업연구원의 이선(李銑·53)전 원장은 여직원 성추행 시비로 올 7월 불명예 사퇴했고 청소년개발원 최충옥(崔忠玉·50) 원장은 올 초 연구진에게 폭언을 일삼는 등 비상식적인 행동으로 물의를 빚었다.

교육부 산하 한국정신문화연구원 한상진(韓相震·55)원장은 외규장각 고문서 반환협상의 한국측 대표로서 “우리 문화재를 내주고 외규장각 문서를 찾아오는 ‘맞교환 반환방식’에 반대한다”는 국내 학계의 입장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한 데다 본인의 원장임기 연장문제로 연구원 안팎에서 사퇴압력을 받고 있다.

정신문화연구원 원로교수위원회(회장 유완빈교수)는 최근 정문연 교수 49명(재적 55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한 32명 전원이 한원장의 자질과 직무수행에 회의를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민간 성격이지만 외교통상부 등록단체로 이사장과 소장 임명시 외교통상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세종연구소의 김달중(金達中·62)전 소장은 공금횡령과 임용부정 등의 비리혐의가 문제가 됐다. 그는 연구원들이 비리의혹을 제기하자 외교부 감사까지 받은 뒤 최근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이같은 내부 갈등의 와중에서 이사장으로 있던 강영훈(姜英勳)전총리가 책임지고 사퇴하기도 했다. 이어 서강대 교수와 아태평화재단 사무총장을 지낸 오기평(吳淇坪)씨가 후임 이사장에 선출됐으나 이에 대해서도 연구소 주변에서 ‘낙하산 인사’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정부 관련 연구기관의 인사 잡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