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KBS "MBC 물먹어봐~" 프로축구·야구 독점계약

입력 | 2000-11-30 16:26:00


MBC의 메이저리그 독점중계 계약으로 촉발된 TV방송사간의 중계권 전쟁이 제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KBS는 30일 한국야구위원회(KBO) 및 한국프로축구연맹과 4~5년간의 독점중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 MBC측에 맞불을 놓았다.

KBO와 4년 계약을 맺은 KBS는 2001년 중계권료로 70억원을 내놓아야 한다. 이는 올해 총 중계수입인 52억원보다 18억원이나 인상된 액수. 2002년이 되면 또다시 중계권료 협상을 벌어야 한다.

KBS는 그 대가로 지상파는 물론 케이블, 위성TV, 라디오 중계권을 독점하며, 타 방송사에 중계권을 재판매 할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됐다.

프로축구는 5년 계약. KBS는 올해 전체 방송권 수입(15억5천만원)의 최소 120% 이상을 지불하기로 약속하고 12월말까지 최종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이번 KBS의 독점계약은 MBC가 위반한 합동방송 시행세칙을 다시 깬 것으로 방송3사가 스포츠 경기를 공동으로 중계하기로 한 자율협약이 사실상 무너졌음을 의미한다.

KBS 이규창 스포츠국장은 "MBC가 먼저 합동방송 시행세칙을 깨고 박찬호 경기 독점중계 계약을 했기 때문에 우리도 자구책을 마련해야 했다"라며 "그간 타방송사들이 합의를 깨고 단독 중계할 때마다 KBS가 이를 봉합하고 넘어왔지만 이제는 더이상 안된다"고 말했다.

이국장은 또 "침체된 국내 스포츠를 살리기 위해 공영방송인 KBS가 나선 것"이라며 "MBC를 제외한 모든 방송사에 프로야구 축구 중계권을 재판매, 방영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BS는 KBS와 보조를 같이 하며 KBS로부터 중계권을 다시 사들여 이들 경기를 방영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한 MBC의 반응은 '경악' 그 자체. MBC는 "국민스포츠인 프로야구를 KBS가 독점해서는 안된다"는 요지의 질의서를 KBO에 보내기로 했다.

MBC 곽성문 스포츠국장은 "방송사간 합의를 어긴 데 대한 제재라면 그 합의를 지킨다는 전제하에서 해야 할 일"이라며 "시청료를 받는 KBS가 프로스포츠에 전념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말했다.

이번 KBS의 프로야구·축구 독점계약 사태는 결국 MBC가 방송사간 합의사항인 합동방송 시행세칙을 깬 데 대한 KBS SBS의 '보복' 성격이 짙다.

그러나 이같은 무한경쟁이 2002년 한일공동월드컵 등 굵직한 경기를 앞둔 시점에서 중계권료 협상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또한 KBS와 MBC가 이처럼 국내외 주요 스포츠를 독점중계 한다고 맞서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볼때 아침·저녁 메인시간대 주요 프로들이 잡혀 있어 이 프로그램을 사실상 포기하지 않는한 잦은 생중계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양사의 주요경기 독점 중계방침은 스포츠 팬을 위한 서비스라기 보다는 서로 상대방이 주요경기를 중계하지 못하도록 하는 재뿌리기식 감정적 대응이라는 점에서 비난이 일수 있다.

최용석/동아닷컴 기자 duck8@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