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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NET]운보 김기창화백, 北동생 반세기만에 만난다

입력 | 2000-10-27 19:40:00


96년 5월 서울 서초동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후소회 창립 60주년 기념식장에서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투병생활을 계속해온 운보는 최근 삼성서울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아오다 지금은 집에서 요양중이다.

3만여평의 넓은 부지에 살림집, 자신과 아내의 호를 딴 운향미술관(운보와 우향), 커피숍, 수석전시장 등이 있는 운보의 집은 운보가 자신의 외가가 있던 자리에 80년대초 지었다.

운보는 90년대 초 북한에 다녀온 인사들을 통해 여동생이 의사가 됐고 남동생은 공훈화가가 됐다는 소식을 전해들었으며 인편을 통해 동생의 편지와 사진, 작품도 접했다.

 

그는 동생들에게 누가 될지도 모른다며 제3국에서 동생들과 만나보라는 주변의 권유를 뿌리쳐왔지만 늘 동생들을 보고싶어 했으며 특히 남북정상회담 후에는 심경의 변화가 있는 듯 주변에 “죽기 전에 동생들을 만나보고 싶다”는 뜻을 비추기도 했다.

그는 올 7월 31일 서울 종로구 사간동 갤러리 현대에서 열린 자신의 미수전(米壽展)에 휠체어를 타고 방문, 한편에 전시된 동생의 작품 ‘홍매’를 보고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지난 5년간 운보를 간병해온 박태근씨(51)는 “평소 동생의 그림을 자주 바라보며 그리움을 달래셨다”며 “오랜 병상생활을 하면서도 동생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기뻐하는 것을 보니 새삼 혈육의 정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