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지역을 찾은 아시아·유럽의 NGO 활동가들은 분단의 현장을 직접 확인하면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국제적 협력과 노력을 다짐했다.
O…마틴브룩(Martin Broek,무기거래반대 유럽네트워크,네덜란드)씨는 구 노동당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건물을 어루만지며, "당시의 아픔이 느껴진다"면서 "남북한 분단의 고통을 전세계에 지속적으로 알리겠다"고 말했다.
O…구 노동당사에서 안내를 맡은 관광공사 직원이 한국전 당시 북한군의 고문,약탈 등의 만행에 대해 설명하자, 페르네츠키 라즐로(Perneczky Lazlo, 헝가리)는 "북한사람들은 괴물이 아니다"라며 "형제를 적으로 규정하는 매우 납득할 수 없는 홍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O…북아일랜드 출신의 민중가수 프란세스 블랙(Frances Black)은 아일랜드에서 공연을 할 때마다 수만 관중이 모이는 최고의 인기가수. 프란세스는 풍부한 감성과 몸짓으로 취재기자들의 플래쉬 세례를 받았다. 그녀는 구 노동당사에서 평화를 기원하는 내용의 노래를 참가자들과 함께 불러 감동의 '즉석 공연'을 갖기도 했으며, 월정리역에서는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는 듯 부서진 경원선 기차 안을 조심스럽게 걸으며 깊은 생각에 빠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O…건국대에서 출발한 방문단의 차량은 45인승 버스 3대였지만, 그 뒤로 각 언론사의 취재차량이 따라붙어 긴 꼬리를 이었다. 아셈2000민간포럼 관계자는 "왜 이렇게 많은 기자들이 몰리게 됐는지 모르겠다"며 의아해했다. 이날 취재에는 일간지와 방송국 등 약 10여대의 취재차량과 20여명의 기자가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O…경원선 열차의 부서진 잔해가 남아있는 월정리역에 도착한 방문단이 역사안으로 들어서 개찰구를 지날때, 안내를 맡은 황광복(평화생명마을)씨가 자신이 역무원인양, "어디로 가십니까?","열차표가 있습니까?"라고 질문했다.
그러자 한 외국인 참가자는 지하철 승차권을 내밀며 "평양으로 갑니다"라고 대답해 주변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O…철의삼각지 전망대에서는 북쪽으로 사진을 찍으려는 외국 방문객을 헌병이 저지했다. 안내원들이 "남쪽 방향만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설명하자 외국인들은 매우 어이가 없다는 듯이 "north NO, south YES?"라며 카메라의 방향을 돌리는 시늉을 하기도 했다.
O…"한국은 외국인이 온다고 잘생긴 경찰과 군인만 앞쪽에 배치한 것 아닌가?" 21일 서울행동의 날 거리행진과 철원지역방문을 마친 까뜨리나 루네(Caitriona Ruane,아일랜드)는 "시위진압 모습에서 굉장히 놀랐다"면서 "그래도 경찰들이 모두 잘생겼다"고 평가(?)했다.
최건일/동아닷컴 기자 gaegoo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