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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총재 문답]"與 태도 안바뀌면 투쟁 계속"

입력 | 2000-10-02 18:50:00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2일 기자회견에서 “국민과 야당이 그토록 목이 터져라 외쳤건만 이 정권은 국민의 분노를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며 여당을 비난했다.

다음은 문답요지.

―무조건 등원할 용의는 없는가.

“진정한 국회 정상화는 국회가 제대로 기능하는 것이다. 당내에도 등원론이 있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다. 학원폭력 때문에 학교를 안가는 학생에게 학원폭력 문제는 해결하지 않으면서 학교에 가라면 그것이 온당한 해결책인가. 제대로 된 국회를 모색해야 한다.”

―이번에도 여당이 영수회담을 거부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두 번이나 영수회담을 제의한 유례가 없다. 우리가 배알이 없고 자존심이 없어서 그런 게 아니다. 영수회담을 구걸하는 게 아니다. 달라지지 않는다면 진정한 여당이 아니다. 여당의 회답을 보자.”

―의원직 사퇴 등의 강경투쟁 방안도 검토하고 있나.

“여당의 자세 변화가 없으면 모든 방법을 동원, 당력을 총 집중해 투쟁할 것이다.”

―정부의 대북정책 추진과 관련해 속도조절론이 나오고 있다.

“너무 급하게 서둘러 국민에게 통일이 금방 다가오는 것 같은 환상을 주고 있다. 대북정책이 국민에게 불안감을 주고 있다. 국회가 빨리 정상화돼 남북문제를 챙겨야 한다.”

―한빛은행 불법대출사건에 대해 여당도 특별검사제 검토 의사를 밝혔는데….

“특검제를 피해보려는 의도로 한 말이라면 받아들일 수 없다.”

―중진회담에 대한 입장은….

“대통령이 이미 내린 지침을 바꾸지 않으면 여당 중진이 무슨 힘으로 협상할 수 있나. 여야 총무간 창구에서도 잘 안된다면 김 대통령과 직접 만나 풀어야 한다.”

―이총재의 강경노선이 대권가도에서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그런 얘기는 이제 그만 들었으면 좋겠다. 장외집회를 하면서 내 개인의 인기도 떨어지고 있다고 들었다. 총재 개인의 입지나 대권 차원을 떠나 제대로 국회기능을 정상화시켜 민생문제를 풀려고 하는 것이다. 우리 모두 등원을 희망한다. 다만 어떤 시기에 어떤 틀로 들어가느냐가 문제다.”

―대통령과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 아닌가.

“나는 기싸움을 할 생각이 없다. 대통령이 국민과 기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장외 집회가 즐거워서 하는 것이 아니라 정국 정상화를 위해 하는 것이다. 대통령이 이런 마음을 읽지 못하고 엇나가는 식이라면 대통령은 불행해질 것이다. 하루빨리 국회가 정상화돼 국민을 위해 모든 힘을 바치고 싶다.”

i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