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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우울증의 예방과 치료법…'가을 타는' 여성들 조심

입력 | 2000-09-26 18:39:00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

지난해 개봉된 영화 ‘식스센스’(육감)에선 주인공 브루스 윌리스가 아내의 약병을 보면서 자신을 되돌아보고 마침내 자신이 유령이라는 것을 깨닫는 장면이 나온다. 약병의 상표는 ‘졸로푸트’. 미국에선 졸로푸트 프로작 등 우울증 치료제가 콘텍600 판피린S 등 우리나라의 감기약 만큼 유명하다. 그만큼 환자가 많고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고 있다는 증거다. 일본의 정신과 의사 와타나베 쇼스케는 인류가 시작된 이래 계속되고 있는 가장 흔한 병으로 우울증을 꼽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1세기 인류를 가장 괴롭힐 질병중 하나로 우울증을 지적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전체 인구의 15% 정도는 평생 1회 이상 우울증을 경험할 정도로 흔하다. 매년 우울증 치료비용으로 150억 달러, 병을 방치해서 생긴 사회적 손실이 430억 달러에 달한다.국내에서는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3% 정도로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정신과 의사들은 우리나라도 미국 못지 않게 우울증 환자가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울증을 병으로 생각하지 않거나 아니면 심각한 정신병으로 여기고 쉬쉬하는 풍토 때문에 낮게 나타날 뿐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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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조량 줄면 환자 늘어

▽우울증의 계절〓가을은 우울증에 시달리기 쉬운 계절이다. 스산한 바람이나 뒹구는 낙엽 때문이 아니라 바로 햇빛 때문이다.

가을부터 겨울 사이에 일조량이 줄면 뇌신경 전달 물질 ‘세로토닌’의 분비가 줄어 우울증이 늘어난다는 것. 겨울이 길고 밤 시간이 유난히 긴 북유럽 국가나 미국 시카고 등 안개가 많고 햇볕을 보기 힘든 지역에 우울증 환자가 유난히 많다. 또 그믐일 때가 보름일 때보다도 더 우울증 환자가 발생한다.

우리나라와 같이 사계절이 뚜렷한 나라에서는 봄에 조금 기분이 좋아지고 가을에 우울해지기 쉽다. 이처럼 계절을 타는 우울증을 ‘계절성 우울증’이라고 부른다. 산후 우울증, 주부 우울증, 갱년기 우울증 등처럼 여성이 주로 걸리는 게 특징.

◇휴식-스트레스 해소 필요

▽예방법〓우울증의 대부분은 쉽게 고쳐진다. 하지만 일부는 폐 심장질환이나 알코올 중독에 걸리며 입원 환자중 15%가 자살에 이른다.

40세 전후 가장 많이 발병하지만 10대 초반부터 60대 이상 고령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연령층에서 발병한다. 따라서 어릴 때부터 취미생활이나 운동 등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비법’을 한두개 정도씩 생활화하는 게 좋다.

모든 질병과 마찬가지로 우울증도 충분한 휴식과 영양공급 만큼 훌륭한 예방책은 없다. 피곤하면 쉬는 것이 상책이다. 착실하고 의무감이 강한 사람이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만큼 힘든 일이나 고민은 직장 상사나 가족과 상의해 분담하는 것이 좋다.

리튬이라는 우울증 예방약이 있지만 반드시 전문의의 처방을 받아야 한다. 이미프라민이라는 약도 효과는 좋지만 조울증을 유발시킬 위험이 있다.

◇약물치료 중단하면 재발

▽치료법〓미국의 전대통령 링컨이나 영국의 전수상 처질도 우울증을 앓았다. 당시에는 좋은 약물 치료를 받지 못해 이들은 오랫동안 고통을 겪어야 했다. 링컨은 성년기에 몇 번이나 우울증에 시달렸고 처질은 우울증에 탈출하기 위해 유화를 그렸다.최근에는 프로작 졸로푸트 등 부작용이 적고 약효가 좋은 항우울제가 많이 개발됐다. 그러나 일찍 약물치료를 중단하면 재발 위험성이 높으므로 의사가 중단하라고 할 때까지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가족은 환자의 변화를 주치의에게 알려주고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주는 등 정신적 지주역할을 해야 한다. 가을에 나타나는 계절성 우울증은 5000룩스 정도의 광선치료를 한 시간 정도 받으면 해소된다는 보고가 있다.(도움말〓성균관대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오강섭교수 02―2001―2214)

gd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