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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WSJ "아시아 기술株 폭락, 투자자 과잉반응 탓"

입력 | 2000-09-26 18:28:00


인텔의 실적악화 전망 발표로 최근 야기된 아시아 증시의 동반폭락은 악재의 강도에 비해 지나친 하락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6일 아시아 증시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 “각국 증시 가운데 아시아 증시가 특히 크게 하락한 것은 아시아 투자자들이 부정적인 뉴스에 과잉 반응을 했기 때문”이라면서 “많은 전문가들은 아시아 증시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일부 전문가들은 아시아의 기술주는 이번 인텔의 영향으로 주가가 크게 떨어져 ‘헐값’에 거래되고 있다시피 해 지금이 기술주를 매수할 때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는 것.

‘인텔 사태’로 삼성전자가 14% 폭락한 것을 비롯해 일본의 후지쓰와 미쓰비시전기, 대만의 타이완세미컨덕터, 홍콩의 퍼시픽센츄리사이버웍스 등 아시아 기술주들은 예외 없이 7∼15% 가량 주가가 떨어졌다. 이 기간 중 한국 증시가 7% 가량 하락하는 등 기술주의 폭락은 아시아 증시 전반의 하락을 불러왔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은 특히 삼성전자의 주가가 지나치게 하락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홍콩의 한 투자전문가는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내년 예상 수익의 11배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데 사업구조가 유사한 삼성전자는 4배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면서 “이는 분명히 왜곡된 현상이며 아시아 투자자들이 지나치게 조심스럽다는 게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노무라증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빌 오버홀트도 “지금이라면 한국 홍콩 싱가포르 증시에서 매수할 타이밍”이라면서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는 말이 안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CSFB증권의 한 이코노미스트도 역시 “아시아 수출 성장률의 6개월 선행지표인 미국지역 전자부품 주문이 최근 3개월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어 아시아 증시는 고유가라는 악재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처럼 대부분의 전문가가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미국 경제의 경착륙에 대한 우려, 전세계 경기 선행지표의 둔화세 등을 이유로 아시아 시장이 여전히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go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