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한국판 내셔널 지오그래픽 '와일드 넷'

입력 | 2000-08-27 18:16:00


숨겨진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자연생태계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인터넷방송국이 등장했다.

국내최초의 자연 다큐멘터리 인터넷방송 ‘와일드넷(www.wildnet.co.kr)’이 그 주인공. 인터넷방송국수가 최근 700개선을 돌파할 정도로 우후죽순(雨後竹筍)격으로 생겨나고 있지만 자연 다큐멘터리 인터넷방송은 와일드넷이 독보적이다.

이달 8일 동영상허브사이트 드림엑스 등을 통해 일반에 공개된 와일드넷은 ‘자연의 신비’에 목마른 네티즌들의 성원으로 개국 열흘만에 방문자수가 10만명을 돌파했다. 방문자들이 소감을 남기는 게시판에는 칭찬과 격려의 글들로 넘쳐난다.

현재 와일드넷이 서비스중인 자연다큐멘터리 동영상은 16건. 3∼5분 분량의 이 동영상들은 와일드넷이 소장중인 전체 기록물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전현직 방송 프로듀서(PD)와 야생화전문가, 수중촬영전문가 등이 힙을 합친 와일드넷의 보물 1호는 단연 자연생태계 영상물. 고산과 섬, 늪지 등에서 촬영한 600여시간 분량의 야생화를 비롯해 수중 곤충 조류 양서류 등에 관한 영상물들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 와일드넷은 사흘에 하나꼴로 지속적으로 자연다큐멘터리 동영상을 서비스할 계획이다.

“우리나라가 조그맣다고 얘기하지만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적지 않습니다. 와일드넷은 금수강산이라고 불렸던 우리의 자연생태계를 촬영해 국내외에 소개하는 한국판 내셔널 지오그래픽을 지향합니다.”(와일드넷 정태상 사장)

자연다큐멘터리는 한편 제작에 길게는 1년여가 걸리는 ‘지루한’ 작업. 예를 들어 희귀조류를 찍고 싶어도 나타나지 않으면 제작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번 촬영에 들어가면 보통 4,5일씩 한곳에 머무른다. 자연의 신비를 접하는 기회를 갖는 것은 오직 기다라는 사람의 몫이라는 게 촬영팀의 전언.

광범위한 국토개발로 자연이 훼손돼 주된 촬영장소는 강원도다. 오랜 남북간 군사대치의 결과로 잘 보존된 비무장지대(DMZ)도 꽤 흥미롭다.

와일드넷은 3개의 채널로 구성된다. 채널1은 ‘자연과 다큐멘터리’로 △둥지의 침입자―뻐꾸기 △공굴리기 챔피언―소똥구리 △백두산의 비경과 야생화 △야생동물의 보금자리―DMZ △바닷속 절경―해저 금강산 등 수작(秀作)들이 즐비하다. 특히 해저 금강산편은 강원도 고성해안에서 바다쪽으로 1㎞가량 떨어진 해저세계를 보여주는데 그 모습이 아름다워 ‘바닷속 금강산’으로 통하는 절경.

와일드넷은 2003년까지 한국의 자연동영상 데이터베이스를 완성해 국내외 방송국과 인터넷서비스업체에 공급할 계획이다. 당장 돈이 쏟아지는 사업은 아니지만 누군가는 관심을 기울여야 할 문화인프라로서의 자연 콘텐츠를 제작한다는 것이 와일드넷 사람들의 믿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