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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제라티21]마이클 델/'맞춤PC'로 컴퓨터 유통혁명

입력 | 2000-07-16 19:10:00


65년 미국 텍사스 휴스턴에서 태어난 델은 19세때 컴퓨터의 역사를 다시 썼다. 그가 1984년 설립한 회사 델컴퓨터는 이제 컴퓨터업계의 신화가 됐다.

업계에서는 델컴퓨터를 ‘백상어’라고 부른다. 모든 적을 먹어치운다는 뜻이다. 실제로 델은 차례차례 PC메이커들을 무너뜨렸다. 첫 해에는 매출 600만달러를 간신히 넘겼던 이 회사가 지금은 컴퓨터업계의 판매수위를 다투는 초고속 성장기업이 됐다.

비약적인 성공은 직접주문 생산방식 덕분. 중간 유통망을 배제하고 고객의 주문에 따라 맞춤PC를 만들어 판다는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오늘의 델컴퓨터를 만들었다. 전화와 팩스 등을 이용한 맞춤식 통신판매도 단단히 한몫 했다.

인터넷이 널리 보급되자 델은 날개를 달았다. 필요한 명세와 가격을 주문서에 써넣고 마우스만 클릭하면 맞춤PC 신청이 끝난다. 물론 주문한 물건은 공장에서 직접 소비자에게로 전달된다. 직접 판매하기 때문에 재고가 거의 없다.

델은 판매뿐 아니라 인사와 경영에도 이 기법을 썼다. 사원들과의 대화도 중간간부의 보고나 실적평가가 아니라 1대1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선택했다.

델은 PC유통을 한단계 진화시켰다. 도미노가 피자배달의 챔피언이라면 델은 컴퓨터 배달의 최고수인 셈. 그의 재산은 이미 같은 나이때 빌 게이츠를 훨씬 능가했으며 억만장자 입성기록도 빌 게이츠(1987년, 32세)보다 1년이나 빠르다.

나무와 유리로 장식된 황금색의 현대식 건물에서 흰 와이셔츠에 붉은 넥타이를 맨 정장차림의 델은 영락없는 월스트리트의 금융전문가를 연상시킨다.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은 그를 돈의 흐름을 가장 잘 읽는 CEO로 꼽는다.

그러나 하버드비즈니스스쿨 등 경영학계에선 그를 혁신적인 e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한 30대 ‘디제라티’의 대표주자로 평가하고 있다.

ebizwi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