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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하반기 경제에 잇단 경고

입력 | 2000-06-19 19:11:00


한국은행 전철환 총재가 하반기 경제에 대해 경고성 발언을 한 지 보름도 안돼 정부의 영향권 안에 있는 한국금융연구원도 향후 경제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우리 경제의 고질적 요인들을 제거하지 않은 상태에서 잠재성장률 이상의 높은 성장을 한 탓에 유가나 국제금리 상승 등 외부적 충격이 겹치면 하반기에 고성장 뒤의 침체가 예상된다는 경보음이다.

아닌게 아니라 벌써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금융경색으로 제조업의 체감경기도 크게 둔화되고 있다. 일부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은 만기가 돌아온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의 차환발행을 하지 못할 만큼 신용경색이 심각하고 자금시장은 정부의 잇단 대책에도 뚜렷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금융연구원의 전망대로 고성장 뒤에 침체가 일어난다면 보통일이 아니다. 고성장 과정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경기의 급격한 하락이다. 경제는 무한정 성장할 수 없고 주기를 탈 수밖에 없는데 성장 후 급격하게 경제가 냉각되면 그로 인해 파생될 부작용이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경제를 안정적으로 연착륙시키는 방안을 서둘러 마련하는 것이다.

문제는 장기적 대책을 마련한다 해도 선결해야 할 것이 자금시장의 정상화라는 점이다. 정부가 투신권의 안정을 위해 19일 내놓은 방안들은 원칙에서 다소 벗어났지만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응급처방으로 이해된다. 지금은 정부가 온건하고 소극적인 대책에서 벗어나 시장의 신뢰회복을 위한 비상수단을 써야할 시점이다.

금융시장이 안정되면 이어서 기업과 금융부문의 구조조정 등 실물쪽 과제를 신속하고 과감하게 추진하는 것이 경제 연착륙을 위해 필요하다. 그와 동시에 거시경제 차원에서 우리 경제를 다시 한번 원점에서 점검해 볼 필요도 있다. 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은 어느 정도가 적정 수준인지, 또 이를 위해 통화운용정책은 어떻게 펼쳐야 할지를 정부는 마음을 열고 한은쪽과 대화하기 바란다.

정부는 외환위기를 넘기는 과정에서 나름대로 많은 숙제들을 해결해 왔다고 자부하겠지만 결국 지금 다시 나타난 것은 우리경제의 고질병이 아직도 고쳐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런 상태에서 겉으로만 고성장을 한다면 환란이 재발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경제가 돌아가지 않으면 남북정상회담을 이끌어야 할 통치권에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고 남북경협도 어려워진다. 정부가 경제정책을 근본적으로 되돌아보아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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