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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의 파격 의전]공항 직접 영접…'廣幅정치' 과시

입력 | 2000-06-13 19:33:00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치러진 13일의 감동적인 여러 장면 가운데 가장 극적인 것은 북한의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직접 평양 순안공항에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영접나온 일로 꼽힌다.

미리 김국방위원장이 영접나올 것이란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평양에서 깜짝쇼가 있을 것”이라고 연막을 피웠던 정부 당국자들조차도 막상 김정일이 모습을 드러내자 놀라는 눈치가 역력했다.

전문가들은 이날의 파격적인 공항 영접이 김정일위원장이 평소 지론으로 삼아온 ‘광폭(廣幅)정치’의 철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격식에 구애받지 않고 폭 넓은 정치를 펼친다는 의미의 ‘광폭정치’는 김정일식 통치의 한 방식이자 ‘감동’을 통치 도구로 삼는 사회주의 통치기법의 하나다.김정일위원장이 자신의 생일인 2월16일 전인민에게 선물을 나눠주는 것도 사회주의적 감동정치의 일환. 김일성(金日成)북한주석은 생전에 “김정일비서는 통이 큰 사람”이라고 추켜세웠었다 ‘광폭정치’ 철학은 영화광인 김정일위원장의 개인 성향에도 영향받은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담 준비접촉 당시 북한의 김영성대표단장이 “영화처럼 멋지게 합의하자”고 주장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말로 보인다.

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