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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 베이비]억지 영어에 "영재 났다" 소동

입력 | 2000-06-04 20:04:00


얼마전 중학교 교사인 설미옥씨(32·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의 집에서 한바탕 작은 소동이 일어났다.

몇 달전부터 틀어주기 시작한 유아용 영어학습테이프를 혼자 듣던 결이(40개월). 어느날 아빠가 물어보는 질문에 결이는 막힘없는 답을 하기 시작한 것.

“결이야, 1부터 10까지 영어로 뭐야?” “원 투 쓰리 포…”

“11에서 20은?” “원틴 투틴 쓰리틴 포틴…”

“그럼 70은 영어로 뭐야?” “세븐텐”

결이의 ‘유창한’ 영어실력에 결이의 아빠와 할아버지가 깜짝 놀라 가족회의를 열었다. 지난해 고등학교 교장을 정년퇴임한 할아버지는 “우리 결이가 영재가 틀림없다”며 영재교육을 시키자고 했다.

지켜보던 설씨는 쿡쿡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느라고 혼이 났다. 엄마는 오히려 너무 내성적이어서 영어테이프를 들으며 혼자 놀기 좋아하는 결이가 걱정이다. 좀더 씩씩하게 놀이터에도 나가 다른 남자애들처럼 놀아줬으면 좋겠는데.

“결이야, 엄마가 학교에 나가 형들 가르치느라 많이 놀아주지 못해 미안해. 대신 엄마가 집에 오면 동화책 많이 읽어주고 재미있게 놀아줄께.”

▽한결(韓潔)〓“한결같이 착하고 똑바르게 자라거라.” ▽좋아하는 음식〓된장찌개 감자 호박 ▽특기〓물감으로 그림그리기, 동화책읽기

yc9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