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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포탄투하 날벼락…경기 화성 해상사격장에 6발

입력 | 2000-05-11 19:29:00


엔진 고장을 일으킨 미 공군 전폭기가 경기 화성군 우정면 매향5리 해안에서 1.1㎞ 떨어진 농섬 앞바다에 예정에 없던 포탄 6발을 일시에 투하해 주민들이 놀라 대피하다 7명이 다치고 매향1∼5리와 석천리의 가옥 700여채가 금이 가는 등 큰 피해가 발생해 주민들이 보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고막이 찢어질 듯한 폭음으로 아이들이 크게 놀라고 노인들은 정신을 잃는 등 피해를 보았다며 사격장 이전 등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사고 발생〓11일 매향리 주민들에 따르면 8일 오전 8시반경 미 공군 소속 전폭기 1대가 매향리 앞바다 농섬 해상(일명 쿠니사격장)에 500파운드짜리 포탄 6발을 동시에 떨어뜨렸다.

이 전폭기는 경기 오산기지를 이륙해 군산사격장으로 가던 3대 중 1대로 갑자기 엔진이 고장나자 비행기 무게를 줄이기 위해 탑재했던 포탄을 농섬사격장에 투하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주민피해〓오일선씨(76·여·매향1리)가 서둘러 대피하다 넘어져 허리를 다치는 등 주민 7명이 대피 과정에서 부상했다. 오씨는 “갑자기 ‘꽝’하는 폭음과 함께 집이 흔들려 급히 밖으로 피하다 넘어졌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또 포탄이 터지면서 발생한 진동으로 매향리와 석천리 등 7개 마을 700채의 농가 유리창이 깨지고 벽에 금이 가는 등의 피해를 보았다고 주장했다.

▽피해조사〓화성군과 화성경찰서는 주민들과 함께 정확한 피해 실태를 조사하고 있다. 주민들은 피해 조사가 끝나는 대로 미군측에 보상을 요구할 계획이다. 미군도 자체조사를 거쳐 주민 피해를 보상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매향리 미공군 폭격소음 공해대책위원회(위원장 전만규·全晩奎·44)는 11일 오전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그동안 매향리사격장 일대에서 발생한 오폭과 불발탄으로 주민 9명이 사망하고 21명이 다쳤다”며 사격장을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1955년 매향리 육상 및 해상 719만평에 조성된 사격장에서는 미 공군 전투기들이 수시로 기동사격 및 폭탄 투하 훈련을 하고 있다.

jangk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