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총선 후 일성(一聲)으로 ‘상생(相生)의 정치’를 주장했다. 야당이 제1당이 되면 정치불안이 가중될 것이란 여권의 주장과 일부 국민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대화와 협력’을 강조한 것이다.
이총재의 이같은 제스처는 오랜 구상의 결과다. 이총재 캠프는 한나라당이 제1당이 되면 이총재가 유력한 차기 대권후보로 떠오르는 만큼 전면적인 이미지 개보수 작업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일찍부터 해왔다.
이총재 측근들은 이총재의 개인 지지도가 오르지 않는 이유에 대해 차갑고 투쟁적이며 협량(狹量)으로 비치는 이미지가 주인(主因)이라고 분석한다. 이는 이총재의 개인 스타일과 김대중(金大中)대통령 집권 이후의 ‘이회창 죽이기’에 맞서온 상황도 작용했지만 ‘차기’를 도모하기 위해선 반드시 버려야 할 이미지라는 것.
그래서 나온 게 ‘밀레니엄 HC(이총재의 영문약칭) 플랜’. 안정감과 포용력을 키워드로 이미지를 바꾸자는 게 골자다. 여권의 공격포인트인 ‘국정 발목잡기’ 인상을 불식시키고 대승적으로 협조할 것은 협조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게 주요 실천방안 중 하나. 또 이번 공천 과정에서 나타난 차갑고, 심지어 비정하게까지 보여진 이미지를 따뜻하고 정감어린 인상으로 바꿔야 한다고 한 측근 참모는 말한다.
투쟁 일변도로 비친 이총재의 리더십의 변화를 위해 이총재 주변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총재의 한 측근은 “이신범(李信範) 이사철(李思哲)의원 등을 대여 공격의 전면에 내세웠던 투쟁적 리더십에서 자연스럽게 윤여준(尹汝雋)전국구당선자를 필두로 한 합리적인 인사들로 총재 주변이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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