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유내강형’은 바로 나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프로농구 SBS 스타즈의 용병 센터 데이먼드 포니(24). 신장 2m3에 체중은 간신히 세자릿수(102㎏)를 넘어 127㎏의 로렌조 홀(현대)이나 120㎏이 나가는 토시로 저머니(기아)와 비교하면 약해보인다.
흑인들의 종아리가 가는 것은 보통이지만 포니는 애처로운 느낌마저 들 정도.
하지만 그가 골밑에서 상대와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며 리바운드를 따내는 것을 보면 생각이 확 바뀐다. 더구나 중거리 점프슛도 던지기만하면 그물을 가른다.
스피드와 탄력도 뛰어나 빠른 농구를 지향하는 SBS 김인건감독에게는 보물과도 같은 존재.
포니가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부분은 블록슛. 포니는 27일 현재 18경기에 출전, 경기당 평균 3.44개의 블록슛을 기록해 2위 홀(2.47개)을 큰 차이로 따돌리고 1위를 독주하고 있다. 지난 시즌 이부분 1위 재키 존스(당시 현대)가 2.44개였던 것과비교하면포니는 경기당1개씩을더걷어내고 있다.
블록슛은 당한 선수에겐 말할 수 없는 치욕.그래서 상대팀 사기를 꺾는 데는 블록슛이 단연 최고다.
포니의 블록슛이 진가를 발휘한 때는 12일 SK 나이츠전.
경기 종료 2초를 남기고 96―97로 한점 뒤진 SK는 서장훈이 속공 패스를 받아 골밑슛을 쏘았다.
하지만 이게 웬일인가. 포니가 서장훈을 앞에 두고 돌고래처럼 솟구치더니 올라가는 볼을 왼손으로 힘차게 쳐냈다.
7연승을 달리던 SK가 무너진 순간이었다.
포니는 블록슛 이외에도 득점부문 2위(평균26.17점), 야투성공 2위(평균 10.39개) 등 여러 분야에서 고른 기량을 보이고 있다.
이는 그가 정통센터 출신이기 때문. 국내에서 활동하는 용병센터들은 미국에서는 포워드를 하다가 한국코트에 와서 센터역할을 맡는 것이 대부분.
하지만 포니는 고교시절 정통센터로 뛰다가 농구명문 프레즈노주립대에 가서야 포워드를 맡았다.
SBS가 비록 팀성적은 공동7위로 하위권에 머물러 있지만 현대 SK 기아 등 강팀을 무너뜨릴 수 있는 것은 포니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전 창기자〉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