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봉균(康奉均)재정경제부 장관은 9일 “최근 환율의 하락속도와 수준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원화절상으로 수출경쟁력이 손상되지 않도록 외환수급조절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강장관의 발언을 비롯해 정부의 강력한 시장개입이 효력을 발휘하면서 원―달러 환율의 폭락세는 사흘만에 진정돼 달러당 1130원대를 가까스로 회복했다.
강장관은 이날 인간개발연구원 초청강연회에서 이례적으로 외환시장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개입의지를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이에 따라 재경부는 이날부터 금융기관들이 외화대손충당금 14억달러를 곧바로 적립하도록 하는 등 즉각적인 시장개입에 들어갔으며 15일 10억달러 규모의 외국환평형채권을 발행하되 원화절상이 계속될 경우 발행규모를 30억달러 수준까지 늘리기로 했다.
또 이번 주말부터 성업공사가 5억달러 이상의 금융기관 부실외화채권을 매입토록 하고 기업과 공기업, 정부의 외채 10억달러를 이달중 조기상환키로 했다.
강장관은 강연에서 “12월 들어 외국인 직간접투자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면서 시장에 원화절상심리가 확산돼 절상속도가 매우 빨라졌다”며 최근의 원화폭등세가 투기적 요인에 따른 것이라고 규정했다.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정부당국자의 발언에 이어 산업 수출입 등 국책은행들이 3억달러 이상의 대규모 정책매수를 단행해 전일보다 5.00원 오른 1131.00원으로 마감됐다.
〈임규진기자〉mhjh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