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바보들이' 아이작 싱어 지음/황명걸 옮김/두레 펴냄▼
그동안의 검찰 수사 결과나 국회 청문회를 보면서 씁쓸하다 못해 슬퍼지는 사람들이 위로를 받을 수 있는 한 권의 책이 있다.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아이작 B. 싱어(1904―1991)가 쓴 이 책이다.
바보들의 마을 켈름에는 일곱 명의 현자가 있어 마을공동체의 문제뿐 아니라 이 마을 사람들 개개인의 고민까지도 현명(?)하게 해결해주곤 한다.
어느 날 아침 켈름의 의장인 황소 그로남에게 큰 잉어가 선물로 왔다.근시인 그로남은 잉어를 자세히 보기 위해 잉어가 들어있는 물통을 향해 몸을 굽혔고 잉어는 꼬리를 휘둘러 그로남의 얼굴을 후려쳤다.
이 마을에서 가장 높은 분의 얼굴을 후려치다니…. 이 잉어는 제일 버릇없는 놈으로 판정됐고 어떻게 이 잉어를 벌 주어야 할 것인가 고민이 시작됐다.
물고기를 가두어 둘 감옥이 켈름에는 없었다. 그렇다고 교수형에 처하자니 잉어에게는 목이 없었다. 현자들이 약 반년을 두고 생각한 결과 잉어에 대한 선고가 내려졌다.
“잉어를 물에 빠뜨려 익사시킨다”는 것이었다. 물론 “잉어가 호수에 빠져 죽을 리가 있겠는가?”라고 반문하는 사람도 없지 않았지만 어느 누구도 그러한 말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
이 책은 22개의 작은 이야기들이 네 개의 큰 이야기로 묶여져 있다.
첫째장을 읽으며 웃다가 둘째장에서는 순수한 인간의 모습을 보는 듯해 웃을 수 없었고 마지막인 넷째장에서는 ‘행복한 바보들이 사는 마을, 켈름’이 부러워지기 시작했다.
관점에 따라서 비극은 얼마든지 희극으로 바뀔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 각자가 이야기 속에서 우리만의 행복한 도시를 꾸미고 웃으며 살아가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한정선(이화여대 교육공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