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가 기존 입장에서 물러서 국제사회의 동티모르 평화유지군 파병을 허용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동티모르 현지를 시찰중인 인도네시아의 위란토 국방장관 겸 군총사령관은 11일 “하비비 대통령에게 국제평화유지군의 동티모르 신속 배치를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란토 장관은 동티모르 사태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딜리를 방문중인 유엔 안보리 5인 대표단과 만난 자리에서 “12일 하비비 대통령에게 평화유지군 파병 허용을 제안하겠다”고 말했다고 유엔 관리가 전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ABC 인터넷방송은 “미국이 동티모르 평화유지군에 병력을 보낼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존 하워드 호주 총리도 이날 호주 미국 등 11개국이 평화유지군 참여에 원칙적으로 동의했다고 밝히고 평화 유지군 구성과 관련해 흡족한 여건이 갖춰졌다고 말했다.
위란토 장관의 평화유지군 파병 허용 시사 발언은 인도네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뉴질랜드 오클랜드를 방문중인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이날 인도네시아가 동티모르 사태를 해결하지 않고 있는데 대한 제재 조치로 무기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도 이날 평화유지군 파견을 수용하도록 인도네시아를 설득하는 방안을 협의했다.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도 10일 “인도네시아 정부가 평화유지군 파견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인도네시아 정부는 반인륜 범죄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0일 인도네시아에 대한 구제금융 협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한편 동티모르의 친인도네시아계 민병대(PPI)사령관 주앙 다 실바 타마레스는 11일 민병대원 5만3000여명에게 동티모르 전역에서 모든 작전을 중지하도록 명령했다고 밝혔다.
〈딜리·유엔본부·오클랜드외신종합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