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오리새끼’에서 ‘화려한 백조’로 변신.
이는 삼성의 외국인 선수 ‘홀쭉이와 뚱뚱이’ 콤비인 빌리 홀(30)과 찰스 스미스(30)를 두고 하는 말이다.
지난해 외국인 선수를 모두 투수로 뽑았다가 낭패를 본 삼성 서정환감독은 올해는 타자인 이들을 선택했다. 그러나 리그 초반 예상외 부진으로 인상을 펼 날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사정이 크게 달라졌고 서감독의 입가에는 늘 미소가 자리잡고 있다.
스미스와 홀이 연일 불망방이를 자랑하며 경기를 뒤집는 날이 늘어나 팀이 매직리그 1위를 굳게 지키고 있는 것.
스미스의 경우를 보자. 팀 팜플렛에 나온 스미스의 체격은 1m88에 101㎏. 하지만 그의 실제 체중이 120㎏이 넘는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
그의 육중한 몸매와 느린 발 때문에 상대팀이 삼성을 이길려면 좌익수 스미스쪽으로 타구를 날려야한다는 말까지 나왔을 정도.
하지만 지난달 17일 시작된 후반기에서 거짓말처럼 그의 가공할 파워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전반기 타율 0.269에 불과하던 그는 후반기인 7월 11경기에서 6게임 연속홈런을 기록하는 등 9개의 홈런을 쳐냈고 타율은 0.479.
8월들어 상승세가 약간 수그러들었지만 후반기에 전반기보다 훨씬 높은 타율(0.356)을 기록하고 있다.
홀의 경우도 사정은 마찬가지. 그역시 전반기에는 도루부문 2위를 달리는 것을 제외하고는 타율 0.222 등 이렇다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후반기들어 상승세를 보이기시작한 그는 5일 전주 쌍방울과의 연속경기 2차전에서 자신의 2호 홈런을 때려낸 것을 시작으로 6게임에서 3개의 홈런포를 쏘았다. 11일 LG전도 그의 홈런으로 승부가 결정났다.
국내선수들의 체력이 바닥나는 혹서기에 펄펄 나는 이들이 있어 삼성은 신이 났다.
〈전 창기자〉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