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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생존게임 첫날 지상중계]피자 주문해 첫식사

입력 | 1999-07-01 19:31:00


인터넷 생존은 ‘피자’로 시작됐다.

5박6일(120시간)간 인터넷 ‘무인도’에 갇힌 도전자 7명(6팀)의 첫번째 숙제는 역시 끼니 해결. 이들은 이른 아침에 모이느라 아침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1일 오전10시 서울 성동구 옥수동 삼성사이버아파트 15평 공간의 문이 닫히는 순간 이들은 컴퓨터를 점검하고 인터넷 서핑에 들어갔다.

낮 12시55분. 첫번째 음식이 배달됐다. 첫 주자는 역시 전화생존팀인 최혁재씨(31). 최씨는 근처 음식점을 찾아 갈비탕과 비빔밥을 주문했다. 최씨는 이어 동아일보 구독 신청을 한 뒤 비누 담배 면도기 모기향같은 생필품까지 구입했다.

인터넷팀은 모두 점심을 굶게 되는 것일까. 최씨의 음식이 배달된 지 불과 20분 뒤인 오후 1시15분. 시카고피자 옥수동점에서 피자 4판이 한꺼번에 배달됐다. 최연장자인 박완영씨(59)를 제외한 4팀이 인터넷으로 주문한 것. 운영진은 박씨만 식사를 거르는 게 아니냐며 내심 불안해했다.

그러나 오후 1시45분 도미노피자 배달원이 현장에 나타났다. 박씨가 스파게티와 마늘빵을 주문하는 데 성공한 것.

박씨는 “필요한 정보를 찾느라 점심을 늦게 주문했을 뿐”이라면서 “주문한 지 30분만에 음식이 배달됐다”고 말했다. 그는 “집에서는 인터넷을 오래 쓰면 전화요금이 많이 든다며 아내한테 눈총을 받았는데 여기서는 간섭하는 사람이 없어 좋다”고 말했다.

피자집에 식빵과 잼까지 주문한 주부 윤예숙씨(33)는 규칙 위반으로 운영진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윤씨는 “비상 식량으로 케이크도 주문했다”면서 “평소 좋아하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 CD도 5% 싸게 구입해 내일이면 PC에 내장된 CD롬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며 좋아했다. 주부답게 전기밥솥 주문도 잊지 않았다.

인터넷칼럼니스트인 곽동수씨는 원두커피와 과일바구니까지 배달받아 주위를 놀라게 했다. 입실 전 “전문가로서 오히려 불안하다”고 말한 곽씨는 개인 홈페이지 ‘www.savin.net’에 2시간마다 생존체험기를 올리는 등 여유있는 모습. 하루 한갑반 이상의 담배를 피우는 그는 담배를 구할 수 있는 사이트를 찾는 데 몰두했다.

생후 100일 된 아기를 행사전날 친척집에 맡기고 참가한 이성기 손미숙씨 부부는 오전 내내 아기용품을 구입하느라 시간을 보냈다. 이씨부부에게 부여된 과제는 ‘아기 데려오기’.

이씨는 “아직 하루밖에 안됐는데 벌써 아들 한이가 보고 싶다”면서 “빨리 분유 기저귀 속옷 등 아기용품을 갖춰놓고 아들을 불러오겠다”고 다짐. 이씨는 “아내와 함께 있는 만큼 요리기구와 재료를 구입해 이제부터는 음식을 만들어 먹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동호회를 만들어 100명의 회원을 모집하라는 과제를 부여받은 대학생 민소은씨는 네티즌들에게 동호회에 많이 가입해달라는 부탁을 잊지 않았다.

이들 도전자 7명은 예상과 달리 매우 잘 적응하는 분위기. 차분하게 인터넷 정보를 검색하며 음식과 생필품을 잇따라 주문하느라 분주했다. 고립으로 인한 불안감을 전혀 찾아볼 수 없고 게시판에 글을 올리거나 채팅 등으로 시간을 보냈다.

〈김종래·홍석민기자〉jongr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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