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5일 오후 서울 삼청동 남북대화사무국에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소집해 서해상의 교전사태에 대한 분석과 대북 포용정책 및 비료지원 문제 등에 대한 입장을 조율했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긴급지시에 따라 열린 이날 회의는 심각한 분위기속에서 진행됐다.
○…이날 남북회담사무국에서 열린 NSC 상임위에서는 대북정책의 기본방향에 대해 상당히 심각한 논의가 있었다는 후문. 당초 “오후4시 전에는 끝날 것 같다”는 당국자들의 얘기와는 달리 회의가 길어져 논의 내용에 관심이 집중됐다.
회의가 길어지자 홍순영(洪淳瑛)외교통상, 조성태(趙成台)국방부장관, 천용택(千容宅)국가정보원장, 임동원(林東源)통일부장관이 차례로 화장실을 다녀갔으나 회의내용에 대해서는 일절 함구.
오후3시반경 잠깐 회의장을 나온 참석자들은 굳은 표정으로 “한시간은 더 회의를 해야 할 것 같다”고 심각한 회의장 분위기를 전했다.
임장관은 기자들이 “부처간에 의견 충돌이 있느냐”고 묻자 “서해에서 충돌이 일어났는데 여기서까지 충돌이 있으면 되겠느냐”며 부처간 이견이 없음을 강조했다.
○ …회의에 앞서 천용택원장은 “북한에 대한 비료지원 문제도 논의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걸 얘기하려고 여기 와 있다”고 답변해 비료를 계속 지원할 것인지 여부가 주의제 중 하나임을 예고.
이날 회의를 주재한 임장관도 “남북 차관급회담과 비료지원 문제가 의제에 포함돼 있느냐”는 질문에 무거운 표정으로 “검토될 것”이라고 대답.
〈김창혁·박제균기자〉chang@donga.com
▼안보회의 상임위원회 발표문▼
△정부는 6·15 북한 함정의 서해 북방한계선 침범 및 무력도발로 인해 야기된 교전사태에 대해 북측에 엄중히 항의함.
△북한측의 북방한계선 침범행위와 무력도발행위는 중대한 도발로 우리는 이러한 행위를 용납하지 않을 것임. 북측이 이러한 행위를 또다시 자행할 경우 우리 군은 이에 강력히 대응할 것임.
△북한은 무모한 도발을 즉각 중단하고 모든 문제를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할 것을 촉구함.
△정부는 앞으로 긴장완화를 위해서도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한 대북 포용정책을 일관성있게 추진해 나갈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