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떨어졌다.』
영국 BBC방송은 28일 미 공군의 F117A 스텔스 전폭기가 유고 상공에서 추락한 것을 이렇게 표현했다. 91년 걸프전에서는 43일 동안 이라크의 대공포와 미사일 공격 속에서도 피해가 전혀 없었는데 이번 유고공습에서는 4일만에 1대가 추락했기 때문. 유고는 4천5백만달러(약 5백50억원)짜리 스텔스가 고철로 변한 모습을 국영TV로 공개하면서 마치 다윗이 골리앗을 이긴 것처럼 선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은 “신화같은 명성이 무너졌다”면서 스텔스의 과거 ‘성적표’에 의문을 제기했다. 우선 제작기술이 70년대 후반의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후속기로 등장한 B2스텔스 폭격기에 비하면 기술이 20년 이상 낙후됐다는 것.
기술적으로도 완벽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97년 미국 볼티모어 에어쇼 도중에 추락한 1대는 날개 부분에 결함이 있었다. 또한 스텔스의 명중률에도 의문이 제기됐다. 미 공군은 걸프전에서 명중률이 80%였다고 주장하지만 96년의 한 보고서는 명중률이 40% 정도였다고 분석했다. 실전에 처음 배치된 89년 12월 미국의 파나마 침공 때에도 두 번 출격했지만 두번 모두 목표에 명중시키지 못했다.
이번에 스텔스 기체가 유고에 넘어감에 따라 미국은 △레이더 추적을 피할 수 있는 전파반사 방지구조 △전파 흡수물질 △미사일이 추적할 수 없게 최소한의 열만 방출하도록 설계된 엔진 구조 등 스텔스의 비밀이 공개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미 공군의 F117A스텔스는 59대였지만 실험비행 등으로 일부를, 이번에 1대를 잃어 보유기는 52대가 됐다.
〈조헌주기자〉hans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