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업을 포함한 4백59개의 12월 결산 상장법인들은 지난해 총 12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4백59개사 가운데 적자를 기록한 기업이 28.9%에 해당하는 1백33개사로 1년간 ‘헛장사’를 했고 이중 56개사는 흑자에서 적자로 반전했다.
증권거래소는 15일 12월 결산 5백87개 상장사중 경영참고자료를 제출한 4백59개사의 98년도 경영실적을 분석한 결과 매출액은 총 4백75조7천6백54억원으로 97년 대비 14.7% 증가했다.
그러나 당기순손실은 무려 12조1천4백64억원으로 사상최대. 97년 상장사들이 3조1천5백16억원의 적자로 전환한데 이어 작년에는 적자규모가 285.4%나 확대됐다.
▽은행적자가 치명타〓18개 시중은행과 한국종합기술금융 등 19개 금융회사의 적자 규모는 총 11조8천1백96억원으로 97년에 비해 8조7천2백15억원 늘어났다. 상장사 전체 적자의 97.3%를 차지했다.
외환위기 이후 부도기업이 크게 늘어난 데다 재무구조가 부실한 대기업들이 대거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대상으로 분류되면서 은행권의 부실채권 규모가 급증한 것이 주요인. 이익을 낸 은행은 하나 국민 한미은행 등의 극소수에 불과했다.
▽제조업도 헛장사〓납입자본금 7백50억원 이상인 대형 제조업체들은 대규모 감원과 임금삭감으로 인건비가 줄어들면서 총 2조3천2백34억원의 흑자를 기록해 실적이 개선됐다. 그러나 중소형사들은 2조6천5백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97년(6천83억원 적자)에 비해 적자폭이 커졌다.
단일기업별로는 대우가 36조8천억원의 매출로 삼성물산과 현대종합상사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10대그룹도 적자폭 확대〓현대 삼성등10대그룹의 경우 매출액은 3백4조5천4백억원으로 97년 대비 13.3% 증가했으나 당기순손실은 9천7백24억원으로 적자규모가 3천4백50억원, 54.9% 확대됐다.
그룹별로는 현대가 70조8천억원으로 1위였고 2,3,4위는 삼성 68조8천억원, 대우 55조6천억원, LG 46조9천억원의 순이다.
이에 비해 삼성 SK 롯데그룹은 당기순이익이 큰폭으로 증가했다.
▽기업 수익성 편차 심해〓포항제철 한국전력 삼성전자가 전년에 이어 순익 1,2,3위를 고수. 4위 이하에선 순위변동이 극심했다. 97년 20위권 밖이었던 대한항공은 환차익 등에 힘입어 97년 3천9백75억원 적자에서 지난해 2천9백66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4위로 껑충 뛰어 올랐다.
반면 쌍용양회는 97년 2백8억원 흑자에서 지난해 쌍용자동차를 대우에 인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부담으로 1조2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총 56개사가 적자로 돌아섰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