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정은 얼음처럼 투명하게, 그러나 운용은 개인기업이 자금을 운영하듯이 짜임새있고 능률적으로.”
문예진흥기금 운용 개선방향에 대한 전문가 지적은 크게 ‘공정성과 효율적인 집행’ 두 가지로 집약된다.
▽공정성
기금운용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법으로 경희대 도정일교수(영문학)는 “현재의 국정감사만으로는 부족하며 공공성을 인정받는 시민단체등의 감시가 제도적으로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화 각 부문의 전문가를 심의위원으로 위촉하는 방식만으로는 공정성이 확보되기 어렵고 ‘바깥의 눈’을 통한 견제가 필요하다는 것.
심사과정의 공개도 요구된다.서울바로크합주단 서정원 총무는 “심사에 의혹을 남기지 않고 탈락자들이 이유를 알아 다음 기회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효율성
기금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수혜자 중심의 서비스’로 발상전환을 해야 한다. 문화정책개발원 이원태 연구원은 “문예진흥기금의 지원신청 절차가 너무 전문적이고 복잡해 지원을 받아본 경험이 있는 사람만 연이어 받게 된다”며 수혜자를 ‘고객’으로 생각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선책
공정성과 경영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공통적으로 꼽히는 선결과제는 ‘정부로부터의 실질적인 완전독립’이다. 문화부 장관의 한마디로 심의위원이 결정되고 기금운영의 최종적인 결재권을 문화부가 갖는 현행의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
▽문화부 문화정책과장 김찬
현재 명예직이다시피 한 문예진흥원장 위상을 상임으로 바꿔 실질적인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한다. 문화부내에서도 그런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어 제도 개선도 머지 않아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문화부가 예산 승인, 감독권을 갖는 것이 기금 운영의 투명성을 가로막는 장애라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 이미 운영의 자율권은 주어지고 있다. 진흥원 예산 승인이 올해 2달가량 지연된 것은 절차상의 문제였을 뿐이다.
▽문예진흥원 고위간부
독립기구라는 것은 법률상 규정일 뿐, ‘상전기관’인 문화부와 권력층 눈치보기에 급급하다. 90년대초 여당 국회의원이 대표로 있는 한 예술단체에 지원중단을 발표했다가 곤욕만 치르고 유야무야된 사례도 있다.
현재 구조로는 진흥원 직원들이 허수아비 신세를 면키 어렵다. 공공성을 지닌 위원들이 사업심의를 하고 진흥원 직원들이 실무적으로 뒷받침하는 문예진흥위원회 체제로의 발전적 해체도 고려해볼만하다.
〈정은령기자〉ryung@donga.com